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갑배(69) 변호사가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뉴시스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갑배(69) 변호사가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검찰의 인권 침해 및 수사권 남용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발족한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갑배(69) 변호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각종 사건 처리와 관련해 검찰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사의 배경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과거사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갑배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아직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지만, 김 변호사는 사의를 번복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의 사임에 따라 위원회는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간에 그만두는 게 아니라 임기를 마친 것”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7일 법무부에선 과거사위 연장 의사가 없어 종료 기간까지 하겠다고 얘기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법무부가 26일 연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장된 두 달은 대행 체제로 운영할 수 있어 내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이미 두 차례 더 연장되면서 최선을 다했다. 1년 가까이 고생했는데 마치 중간에 나간 것처럼 돼 뭘 했나 싶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와 함께 진상조사단에서 외부단원으로 용산참사 사건을 조사하던 교수와 변호사 등 2명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근 제기된 검찰의 외압 의혹 때문에 김 변호사 등이 활동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영희 변호사 등 과거사위 산하 진상조사단 단원 6명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수사 검사의 외압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중 일부 위원은 조사 대상 사건에서 검사의 책임을 지적하고자 하는 결과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위원회의 존재 의의를 의심하게 하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희 변호사는 기자회견 당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문무일 검찰총장에 대한 서운함도 나타냈다. 당초 위원회와 문 총장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지만 위원회 단원들의 기자회견 당일 약속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과거사위 조사단 총괄팀장인 김영희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1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의 압력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뉴스룸 캡처
과거사위 조사단 총괄팀장인 김영희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1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의 압력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뉴스룸 캡처

그는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과거에 공권력을 남용해서 무고한 사람을 죽게 만들고 또는 죄가 있는 사람을 봐줬는지 등을 밝혀야 하는데 오죽 하면 조사단원이 활동을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겠냐”면서 “검찰과 법무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운한 것은 우리를 만나 애로사항이나 문제들에 대해 들으셔야 하는데 당장 만남을 연기해서 (기자회견이) 불편하신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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