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중국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파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창업주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등장했다. 사진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회장). /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전 세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파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창업주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등장했다. 사진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회장). /화웨이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나는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을 지지한다. 그러나 나는 세상의 어느 나라에도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회장)가 입을 열었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런정페이 회장은 이날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외신기자회견을 갖고 화웨이와 중국 정부 간 어떠한 거래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화웨이의 스파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창업주가 직접 나섰다. 런 회장이 인터뷰에 나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화웨이가 처한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에서 외국 고객사 혹은 네트워크에 대한 기밀정보를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런 회장은 “확실히 거부할 것”이라며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에 관해서는 무조건 고객 편이다. 우리(화웨이)는 어떤 국가나 개인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런 회장은 “화웨이와 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부적절한 정보를 넘겨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며 “중국의 어떤 법도 기업에 백도어(back door, 우회 접근 통로) 설치를 강요하지 않는다. 또한, 화웨이의 지분을 가진 중국 기관은 한 곳도 없다”고 덧붙였다. 

런 회장의 행보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화웨이에 대한 우려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8일 폴란드에서 화웨이의 스파이 행위가 적발되며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화웨이 직원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활동을 벌인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화웨이는 해당 직원을 즉각 해고했지만 논란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또한, 이날 런 회장은 중국과는 거리를 두는 반면 미국에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런 회장은 “화웨이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에서 아주 미미한 존재”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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