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기존 통신회사 이미지를 없애고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홈페이지
SK텔레콤이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기존 통신회사 이미지를 없애고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SK텔레콤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간지주사’에 대한 입장이 명확해진 결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올해까지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를 통해 기존 통신회사 이미지를 없애고 종합 ICT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한국판 소프트뱅크’를 꿈꾸는 상황이다.

◇ 연내 중간지주사로 전환할까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연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올해 안에 하려고 한다”며 “시장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는 방안이 무엇일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많은 도움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간지주사는 기존 지주사의 지배를 받으면서 다른 기업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는 지주사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2016년부터 제기됐다. SK하이닉스의 몸집 키우기 등이 이유였다. 현재 SK그룹의 구조로는 SK하이닉스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다. SK하이닉스가 M&A를 하게 된다면 상대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018년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서 중간지주사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오자 “도와줘야 한다”고 답한 까닭이기도 하다.

중간지주사 설립을 통해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분할되면 SK텔레콤 투자부문이 △SK텔레콤(사업부문)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등을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될 전망이다.

방식은 물적분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적분할은 투자부문을 담당할 신설 지주회사와 사업부문의 기존 회사 모두 상장되는 방식인 반면, 물적분할은 지주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는 비상장되는 방식이다. 인적분할의 경우 지주사인 SK와 중간지주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SK텔레콤 주주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됐다. 중간지주사에 불리한 합병 비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존재해서다.

◇ 시총 증가·절세 효과 누릴까

SK텔레콤의 목표는 ‘한국판 소프트뱅크’다. 박정호 사장 역시 “소프트뱅크와 같은 종합 ICT(정보통신기술) 회사가 나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간지주사 설립을 통해 SK텔레콤이 그 역할을 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탈통신’을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특히, 5G 통신 도입으로 기존 통신사와의 경쟁뿐 아니라 타산업의 기업들까지 견제에 나서야 하는 만큼 고착화된 ‘통신회사’ 이미지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SK텔레콤이 지난해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SK텔레콤은 ICT 관계사 간 긴밀한 협업, 유기적인 시너지 체계 강화 등에 중점을 맞춰 새로운 조직을 신설했다. 박정호 사장은 “5G·AI 등 ICT 기술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며 “5G 시대를 주도함으로써 대한민국 ICT 경쟁력을 높이고 약화된 글로벌 ICT 패권을 되찾는 등 1등 사업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회로 기업의 영향력도 높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전환으로 시가총액 증가, 배당세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14일 “SK텔레콤 CEO가 연내 중간지주 전환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물적분할 이후 하이닉스 배당이 연계되고 11번가 흑자 전환과 ADT캡스의 모바일 시너지 등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최소 시총은 약 33조원이 된다. SK텔레콤은 분할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보여줄 것이다. 분할 후 합산 시총이 더 커지는 것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동통신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물적분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SK텔레콤  지주회사는 외국인 지분한도 제한이 없고 정부 규제가 적어 콘텐츠, 플랫폼 등 미래 성장사업 인수합병(M&A)에 용이할 것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배당세 절감 및 분할 통신 자회사는 역량 집중으로 가치 증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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