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위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뉴시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위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청와대 2기 인사개편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부서는 홍보라인이다. 수장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윤도한 신임 수석으로 교체됐고, 장기간 공석이었던 국정홍보비서관이 새로운 인물로 채워졌다. 신임 춘추관장 자리는 유송화 전 2부속비서관이 맡았다.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은 제2부속비서관으로 옮겼고, 김애경 전 코트라 상임감사가 신임 해외언론비서관에 임명됐다.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과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 김의겸 대변인을 제외하고 홍보라인 핵심인사 절반 이상이 교체된 셈이다.

대통령 비서실 조직도에 따르면, 청와대 홍보라인은 국민소통수석(차관급)과 휘하 6개의 비서관실(1~2급 비서관)로 구성돼 있다. 각 부처 대변인들을 총괄하며 정책홍보를 조율하는 국정홍보비서관이 있고, PI(President Identity)를 담당하는 홍보기획비서관이 있다. 또 청와대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인실과 기자단 취재지원 업무를 맡는 춘추관, 외신 기자들을 상대하는 해외언론비서관이 있다. 문재인 정부만의 특색인 디지털소통센터도 국민소통수석실 산하다.

대폭의 인사개편 영향으로 춘추관 분위기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먼저 언론사별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당수 교체됐으며, 무엇보다 청와대의 취재 창구를 대변인실로 일원화한 점이 주목된다.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의 업무파악 기간이 필요하고, 기자들의 현안 관련 질문에 빠르고 성실하게 응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최근 청와대와 취재진의 소통은 대변인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비서관급)이 선두에 있으며, 대변인실 소속인 고민정 부대변인과 김진욱 행정관 등도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이전까지 사실상 대언론 소통의 중심에 있었던 춘추관은 고유의 업무인 취재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1기 홍보라인과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 윤영찬·권혁기·김의겸 삼두체제에서 변화

청와대 1기 홍보라인은 이른바 ‘삼두체제’로 평가된다. 엄격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외교·안보 등 굵직굵직한 현안은 윤영찬 전 수석, 언론보도에 대한 팩트체크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 정책과 청와대 주요 행사는 김의겸 대변인이 각각 브리핑을 분담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김정숙 여사가 주관하는 행사를 담당했었다.

‘삼두체제’가 형성된 것은 정권출범이 인수위 없이 이뤄진 것과 관련이 깊다. 조직을 구성할 시간도 없이 대선 다음 날부터 업무를 시작해야 했기에, 캠프조직이 그대로 청와대에 입성할 수밖에 없었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취재지원 업무를 위해 대선 경선 때부터 공보실무 총책임자였던 권 전 관장이 홍보 관련 대소사를 모두 담당하게 됐고, 유능함을 인정받아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 흐름이 계속됐다. 수석과 대변인은 청와대 입성 후 새롭게 확장되는 업무에 집중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분장이 이뤄졌다.

하지만 2기 인사개편이 이뤄짐에 따라 체계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유튜브'를 직접 언급할 정도로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윤 신임 수석은 ‘청와대 라이브’ 등 대국민 소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금은 '당분간'이라는 한시적 조건이 붙어있지만, 대변인실로의 언론창구 일원화가 이대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언론과의 소통에 있어서 무게추가 춘추관에서 대변인실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김 대변인의 어깨가 새삼 무거워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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