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미국 뉴욕에서 만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AP-뉴시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에서 만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중국 현지시각으로 17일 오후 6시 25분 워싱턴D.C행 유나이티드 항공편을 예약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미국의 제재대상이지만, 일시적으로 면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뉴욕 방문 당시 김 부위원장은 중국 국적의 항공사를 이용했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워싱턴D.C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 뒤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와 함께 시기와 장소 조율이 목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임박했지만, 미국 측은 공식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장소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 관련 발언을 아끼고 있고,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에 대해 “발표할 게 없다”며 함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예정됐던 고위급 회담이 무산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런 모습이다.

실제 미국 측은 당시 김 부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을 확정적으로 발표하고 기대감을 표출했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행 비행기편 예약과 취소를 수차례 반복한 뒤 끝내 출발하지 않았다. 북한 측이 회담 직전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 국무부는 해명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두고 현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해 북미 고위급 회담 무산의 이면에도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반출 및 폐기와 미국의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맞바꾸는 방안이 이번 회담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원론적 입장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펜스 부통령은 재외공관장 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국민과 역내 우리 동맹들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해체하기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여전히 기다린다”고 했으며, 백악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 달성이라는 우리 목표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