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훈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서훈 국정원장이 지난주 미국 워싱턴DC를 비공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문을 앞두고 한미 정보라인 간 사전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훈 원장은 지난 13일 워싱턴DC 근교 델러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과 면담하고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정보교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서 원장은 남북미 3각 정보라인 소통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이번 사전조율이 북미 고위급 회담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북미 고위급 회담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시기 등을 정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진다. 이를 위해 김영철 부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18일 현재 워싱턴DC에 도착한 상태다.

청와대는 서 원장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고위 정보당국자의 동선은 확인해주지 않는 게 원칙이자 관례”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서 원장을 통해 사전에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 사실과 북미 간 입장에 대해 청와대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청와대는 17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북미 간 진행 중인 2차 정상회담 논의 방향을 점검했다. 비공개 미국 방문을 마치고 서훈 원장이 귀국한 시점과 일치한다. 상임위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회의 결과를 밝혔는데, 북미 고위급 회담의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머지않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고위급 협상의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한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위해서, 또 어떤 형태로든 남북 정상이 마주앉아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하면서 그에 따른 남북관계의 발전을 또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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