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왼쪽) 의원과 박지원(오른쪽) 민주평화당 의원이 목포 투기 의혹을 놓고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왼쪽) 의원과 박지원(오른쪽) 민주평화당 의원이 목포 투기 의혹을 놓고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전남 목포 투기 의혹의 중심에 선 손혜원 의원과 목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손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하며 박 의원을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비난하자, 박 의원은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되받아 친 것이다.

박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손 의원을 처음에 지지하다가, 갑자기 말을 바꿔 손 의원이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가 손 의원을 배신한 게 아니라, 손 의원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사실을 얘기한 것 뿐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남 목포시 구도심이 폐허가 됐는데, 손 의원이 '적산 가옥에서 태어나서 적산 가옥을 좋아해 목포에 1채를 샀다. 외로워서 자기 조카도 사게 했다'고 저에게 얘기했을 때 감사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렇지만 손 의원이 20채, 30여채로 또 부동산이 늘어났다면 엄연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손 의원은 '내가 이렇게 부동산을 보유했다'고 솔직하게 밝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의원은 목포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손 의원이 투기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스스로 검찰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면서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아울러 손 의원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 등을 매입한 것은 공직자윤리법에 위반된다고도 주장했다.

손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의 낙선운동을 시사하기도 했다. 손 의원은 "더 이상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한 도시재생에 뜻을 갖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나"라고 역공을 펼쳤다.

손 의원은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목포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목포 투기 의혹에 대한 공방이 길어지거나, 의혹이 해소될 경우 '목포 터줏대감'인 박 의원을 상대하려면 민주당에서도 그만한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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