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경영난으로 인해 기업회생절차 중인 스킨푸드가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스킨푸드
악화된 경영난으로 인해 기업회생절차 중인 스킨푸드가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스킨푸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화장품 로드숍 1세대로 불리는 스킨푸드의 위기론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불거진 품절 사태로 인해 금이 간 ‘신뢰의 벽’이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는 양상이다. 본사 폐점설, 매각설 등 각종 우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일관된 입장을 보여 온 본사가 소비자와 점주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문제 없다더니… 법정관리 중 돌연 ‘매각’ 결정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 없는 일이었다. 반년 넘게 회사의 경영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반복돼 나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조윤호 대표의 입을 통해 매각을 공식화 한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있는 스킨푸드 얘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채권자협의회에서 스킨푸드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채권자 대표들에게 전했다. 그간 꾸준히 흘러나온 매각설에도 쉬쉬하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스킨푸드가 마침내 소문을 인정한 것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회생법원에 공식적으로 M&A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채무 변제율을 높이고 기업 회생을 위해 경영권을 내려놓고 법원의 철저한 관리감독하에 매각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물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당시만 해도 스킨푸드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속히 복구가 가능하다며 소비자와 점주를 안심시키는 데 만전을 기했다. 함께 제기된 ‘본사 폐점설’에 대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 피소 위기 몰린 조 대표, 매각 ‘험난’ 예고

하지만 회사 측 설명과는 달리 스킨푸드의 경영 정상화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넉달 뒤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영업손실이 4년 간 이어지고 부채비율이 800%에 육박하는 등 독자 생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법원에 손을 내민 것이다. 물품 공급차질이라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스킨푸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선 점포에 물품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직원들은 빠른 시일 내로 회사가 정상화 될 것이라 믿었고 또 그렇게 기대했다”고 전했다. 수개월 째 스킨푸드의 경영 상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적잖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특단의 조치를 꺼내든 매각 카드마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채권자들이 법인 비용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 등으로 조 대표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매수자를 찾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 대표가 스킨푸드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등에게 진 채무는 3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