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 뉴시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린 손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탈당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여당’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무소속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의원을 향한 야당의 십자포화는 계속되고 있다.

손 의원은 21일 오전 민주당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한국당은 TF를 중심으로 ▲목포·군산·통영 일대 손 의원 측 추가 부동산 매입 여부 ▲이 일대 사업 선정 정보 사전 유출 여부 ▲사업 선정에 대한 손 의원 및 문재인 정부의 외압 행사 여부 ▲손 의원 관련 문화재단 및 사업체 관련 예산 지원 여부 등에 대해 관련 부처에 자료를 요구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고발도 하겠다는 계획이다.

손 의원 의혹의 핵심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 신분으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불릴 목적으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역 부동산을 사들였는지 여부다. 문화재청이 문체위 피감기관이기 때문에 문화재 지정 관련 내부 정보를 사전에 취득했다면 업무상 비밀 이용을 금지한 부패방지법에 위배될 수 있다.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목포 문화재 거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여부도 도마에 올라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치적 권력이 막강한 문체위 간사 지위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며 손 의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손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부장검사 오영신)에 배당 완료했다.

◇ 민주당 의원들 '손혜원 두둔'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행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직 초선 의원이 개인적인 의혹으로 탈당을 발표하는 자리에 당 소속 의원 전체를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잡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손 의원에 대해 어떠한 징계 조치도 내리지 않기로 한 지도부가 탈당 기자회견에 동행한 것은 손 의원의 ‘탈당 명분’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호위무사처럼 나왔다. 이 나라의 권력이 어디에 가 있고 그 권력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초권력의 실체를 숨기려는 정치 거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손 의원 탈당 후 관련한 공식적인 발언을 삼가고 있다. 이날 있었던 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도 손 의원 탈당 관련 발언은 없었다. 손 의원의 개인적 의혹인만큼 당과 선을 긋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손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손 의원의) 활동을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많이 알게 되고 진정성과 진심을 보게 됐을 것”이라며 “의도의 순수성은 이미 다 공개가 된 상태”라고 투기 목적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뒀다. 우상호 의원 역시 같은 날 교통방송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기를 위해 샀다기보다는 부동산 개발, 상업적 개발을 막고 문화 개발을 하고 싶었던 일종의 문화 알박기”라며 “문화인들 사이에서 비슷한 사례가 서울 북촌에서 있었다. 오늘날 북촌 한옥마을이 보존된 이유”라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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