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스피커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는 낮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제28차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AI스피커 이용자의 평균 만족률은 45%로 나타났다. 지난해(49%) 대비 4% 낮아진 결과다. /각사 홈페이지
인공지능(AI)스피커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는 낮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제28차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AI스피커 이용자의 평균 만족률은 45%로 나타났다. 지난해(49%) 대비 4% 낮아진 결과다. /각사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인공지능(AI)스피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보급률이 1억대까지 확대된 데 이어 올해 1억5,000대까지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국내 AI스피커 보급률은 지난해 300만대에서 올해 8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족률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50%를 밑돈다. 제대로 대화가 되지 않고, 기기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활용도가 낮다는 점이다. 콘텐츠의 부재 탓이다. 

◇ 나아지지 않는 만족률… ‘49%→45%’ 더 낮아져

인공지능(AI)스피커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는 낮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제28차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AI스피커 이용자의 평균 만족률은 45%로 나타났다. 전국 14세~64세 휴대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하드웨어(스피커 음질, 디자인·크기) △콘텐츠(다양한 기능·서비스, 콘텐츠 충분성) △소프트웨어(음성인식 정확도, 자연스런 대화기능) △기기 가격 등의 항목이 포함됐다. 종합 결과에 따르면 만족도 50%를 넘은 것은 카카오 미니(50%)가 유일하다. 뒤를 이어 △네이버 클로바(46%) △SK텔레콤 누구(44%) △KT 기가지니(43%) 등으로 집계됐다. 음성인식 정확도(38점), 기기 가격(37점) 등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포털2사의 제품이 통신3사의 제품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네이버 클로바는 스피커 음질 면에서 62점을 받아 항목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60점을 넘긴 기기는 네이버 클로바가 전부다. 반면 20점대를 기록한 기기도 있다. SK텔레콤의 누구다. 자연스러운 대화 면에서 29점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27차 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심지어 더 낮아졌다. 실제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4월 진행한 ‘제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에서 AI스피커 사용자의 만족도는 49%로 집계된 바 있다. 플랫폼별 만족률은 △네이버 클로바(54%) △카카오 미니(51%) △KT 기가지니(49%) △SKT 누구(45%) 순으로 나타났다. 당시 주된 불만족 이유로는 음성명령 불인식, 미흡한 자연어 처리 기능, 명령 오인 등이 조사됐다.

◇ ‘쓰는 기능만 쓴다’… 충분하지 못한 ‘콘텐츠’

문제는 따로 있다. AI스피커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이다. 현재 AI스피커의 주된 사용 기능은 정보 검색과 음원 재생 등에 한정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AI스피커 주사용 기능은 음악 선곡/검색, 날씨정보 안내,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전부다.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콘텐츠 만족도는 39%로 나타났으며, 콘텐츠 충분성은 38%에 그쳤다. 전반적인 만족률(45%) 대비 낮다. 카카오 미니(44%), KT 기가지니(39%) 등은 평균보다 높게 조사됐으나 SK텔레콤 누구(36%), 네이버 클로바(35%) 등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서비스의 다양성 부문도 41%에 그쳤다. 가장 높은 점수는 KT 기가지니(42%)가 받았고, 네이버 클로바(37%)가 가장 낮게 집계됐다.

이에 AI스피커 사업자들이 킬러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AI스피커 사업자들이 타사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는 까닭이다. 실제 KT, 카카오 등은 헬스케어 기능을 접목했다. KT는 기가지니에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추가해 단계별 운동 영상을 제공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집에서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 역시 “플랭크 시작”, “스쿼트 하자” 등의 음성 명령어를 인식한다.

키즈 콘텐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나스미디어는 ‘2019 디지털 미디어&마케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AI스피커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키즈 콘텐츠로 분석됐다. 이에 사업자들은 사용자와 AI스피커가 대화하듯 학습을 진행하는 양방향 소통형(인터렉티브 방식)의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사용자의 만족도는 개선되지 못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고, 소프트웨어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현재 AI스피커 수준은 인공지능이 아니다. 저장된 정보를 음성인식을 통해 서툴게 검색하는 장치에 가깝다. 치열한 개발경쟁에 휩쓸려 높은 완성도보다는 빠른 출시를 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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