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피해자 연합회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롯데그룹이 갑질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롯데 피해자 연합회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롯데그룹이 갑질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롯데피해자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지난해 연말에 이어 새해에도 롯데 측의 ‘갑질’ 경영을 비판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올해 더욱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까지 피해보상 및 공식사과를 촉구했음에도 롯데 측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최후통첩 외면한 롯데... 올해도 ‘모르쇠’ 통할까?

지난해 12월 10일 일본 롯데홀딩스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직속 산하 한국롯데 갑질피해특별조사팀 발족을 촉구했던 연합회 회원들이 또 다시 모였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업체 중소기업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있는 롯데 측을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국회 등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기업 롯데의 갑질 경영을 고발해왔다. 특히 연합회는 롯데 측을 향해 지난해 말까지 공식사과와 피해배상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을 했지만 현재까지 롯데 측은 아무런 입장이 없는 실정이다.

이날 연합회는 ‘국정감사 갑질 1위 대기업 롯데’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고 하청·협력·납품업체 들에 대한 롯데 측의 구체적인 갑질 행위를 고발했다.

연합회 회원은 롯데건설 피해자 아하엠텍 안동권 대표, 롯데백화점 피해자 아리아 류근보 대표, 롯데슈퍼 피해자 성선청·김정균 대표, 롯데자산개발 롯데몰 피해자 AK내셔날 박민정 대표, 롯데마트 피해자 신화 윤형철 대표, 롯데상사 피해자 가나안RPC 김영미·심재민 대표다.

이들이 주장하는 롯데 측의 대표적 갑질 사례는 ▲추가 건설공사 인건비 착취 ▲독점거래 회유 통한 농가 죽이기 ▲과일납품 가까 수수료 부과 ▲허위광고 책임 떠넘기기 ▲삼겹살 단가 후려치기(롯데마트) ▲계약기간 만료 전 강제 철수 ▲입점 업체 직원 해고 및 급여 강탈 등이다.

연합회 회원들은 “롯데의 대다수 계열들이 갑질을 저지르고 있는 등 갑질 백화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협력업체들은 막대한 피해 발생 및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롯데는 지난해 말 거짓 해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가나안당진RPC(이하 가나안) 대표인 김영미 연합회 회장에 따르면 가나안은 롯데상사와의 계약에 따라 일본 농기계 생산업체 가네코농기에 농기계를 외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롯데상사가 돌연 농기계 외상값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롯데 측은 김 대표의 주장을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가네코농기 대표가 김영미 연합회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하면서 국면이 바뀌는 듯 했다. 가네코농기 대표는 롯데 측으로부터 받은 공문과 가네코를 방문한 롯데 관계자들의 명함도 공개했다. 또한 롯데 측에 그간 받지 못한 기계값(약 40억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가네코농기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롯데 측은 아직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롯데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회와의 대화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아직까진 특별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국회와의 논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미 연합회 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오늘(21일) 오전까지 일본에서 일본 기업들과 회의를 진행하다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면서도 “지금 바로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과 만나 향후 연합회의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회 측이 2차전을 예고한 만큼, 향후 롯데 측의 전향적인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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