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자담배 '죠즈'에 이어 미국 쥴 랩스의 '쥴'의 상반기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업계 3위 BAT코리아의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다. / 뉴시스
일본의 전자담배 '죠즈'에 이어 미국 쥴 랩스의 '쥴' 상반기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업계 3위 BAT코리아의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BAT코리아가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과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업체들이 속속 한반도 상륙을 준비하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만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BAT코리아로서는 점유율 방어를 위한 심기일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 현해탄‧태평양 건너오는 전자담배 다크호스

‘끽연의 혁명’이라 불리는 전자담배를 둘러싼 경쟁구도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기존 필립모리스와 KT&G 그리고 BAT코리아가 국내 시장을 삼등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신생 업체들이 패기를 앞세워 한국을 새로운 개척지로 점 찍었다.

3강 체제로 구축된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새로운 긴장의 바람을 불어넣은 건 일본의 ‘죠즈’(jouz)다. 죠즈는 지난 17일 대표상품인 ‘죠즈20’의 공식 한국 론칭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죠즈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시작한 궐련형 전자담배 업체로 러시아에 이어 한국을 두 번째 해외전진 기지로 삼았다.

죠즈는 자사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배터리 수명을 꼽는다. 1회 충전으로 최대 20개까지 연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스틱의 높은 호완성도 국내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요인이다. 죠즈는 별도의 전용 스틱을 출시하지 않는다. 대신 국내 판매 중인 아이코스 ‘히츠’와 KT&G의 ‘핏’ 범용 스틱을 사용하도록 하는 전략을 택했다.

정식 출시에 앞서 이뤄진 예약판매에서 사흘 만에 500대가 넘게 판매된 죠즈는 향후 편의점 등 오프라인 판로가 확장되면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만년 3위’ 글로, 점유율 10% 무너지나

현해탄에 이어 태평양을 횡단을 준비 중인 물건도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액상 전자담배 브랜드 ‘쥴’(JUUL)이 상반기 내로 국내에 입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쥴을 생산하는 쥴 랩스는 2017년 7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불과 2년 만에 현지 점유율 70%를 돌파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한국법인 ‘쥴랩스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특허청에 쥴과 관련된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처럼 미일 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자담배의 국내 시장 진입이 이뤄지면서,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업계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BAT코리아의 고전이 예상된다. BAT코리아는 글로의 판매고나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점유율 약 10%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약 60%로 압도적인 1위를, KT&G(릴)가 30% 가량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실제 BAT코리아는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불안정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수년째 영업흑자와 적자를 1년 단위로 반복해 오고 있다. 2016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 BAT코리아는 2017년 가까스로 적자(영업이익 4,000만원)를 모면했다. 지난해 7월 서둘러 2세대 디바이스(글로2)를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현실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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