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24일 옛 바른정당 창당 2주년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보수'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게시했다. /뉴시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24일 옛 바른정당 창당 2주년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보수'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게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정치 일선 복귀를 위한 행보에 들어간 모습이다.

유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정중동 행보를 이어왔고,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그런 유 전 대표가 옛 바른정당 창당 2주년을 맞아 '개혁보수' 정신을 강조한 것은 7개월의 긴 잠행을 마무리 짓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 전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지만, 2년 전 오늘은 바른정당을 창당한 날이다.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신념 하나로 개혁보수의 깃발을 세웠던 날"이라며 "바른정당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지만, 바른정당의 창당정신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음의 계곡 속에서 모진 풍파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함께 하는 동지들이 그 꿈과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꼭 희망의 새 봄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면서 "바른정당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유 전 대표는 내달 8~9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보수대통합설의 중심에 있던 유 전 대표가 '개혁보수'를 강조하고 '보답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한국당 복당이 아닌 당내에서 치열한 노선 투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유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14일 지방선거 패배 직후 공동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정체성 혼란이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는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연말 대학 강연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의 방향이 좀 맞지 않는다는 괴로움이 있다. 보수 재건에 대한 결심이 서면 당 안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지 7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당의 정체성이 자신이 생각했던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당내에서 정체성 문제로 격론이 붙었던 대표적 현안은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와 특별재판부 도입 추진이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이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바른정당 출신의 지상욱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에 대한 '끝장 토론'이 아닌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는 방법을 택하면서 갈등의 여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선거제도 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유 전 대표와 바른정당 출신들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달 내년도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혁안 연계처리를 위한 손 대표의 단식 농성을 만류하기도 했고, 의원 릴레이 단식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유 전 대표는 향후 안보와 경제, 복지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본격적으로 '개혁보수'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대표의 일선 복귀가 당의 화학적 통합에 기여해 정체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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