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주력한다. LCD 생산라인을 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OLED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업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주력한다. LCD 생산라인을 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OLED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승부수를 띄웠다. ‘LCD’에서 손을 떼고 있는 모양새다. ‘OLED’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CD의 단가가 지속 하락하자 더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 사업 재편에 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부진하고 있는 실적을 만회에 나선다.

◇ 디스플레이 매출, 패널에 따라 상반된 결과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17년 우리나라 LCD 생산능력(CAPA)를 넘어섰다”며 “이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중국의 OLED 양산 가능성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2018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77억6,000만달러(약 31조3,3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같은 시기 반도체 수출액의 5분의 1 수준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타격을 입은 결과다. 이에 따라 LCD 패널의 수출액은 총 136억6,000만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LCD 패널은 중국 경쟁업체의 대형 패널 생산 등으로 단가가 지속 하락한 탓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지난 23일 발표한 ‘대형 TFT LCD 패널 출하량’도 같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TFT-LCD 패널 출하면적은 1억9,790만㎡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대수 역시 7억5,580만장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중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공급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IHS마킷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가 10.5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65인치, 75인치 등 대형 LC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 촉발됐다”며 “특히, 모니터, 노트북 등 PC용 LCD 패널 가격이 급격히 인하하면서 대형 LCD 생산에 몰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은 긍정적이다. LCD 수출액 대비 33억6,000만달러(약 3조 8,000억원) 적은 103억달러(약 11조6,000억원)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11.7% 성장했다. TV와 모바일에서 OLED 패널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증가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 ‘LCD’서 손 떼는 업체들… 속도 높이는 OLED 투자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생산량을 줄이고 OLED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LCD 공정을 OLED로 전환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편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QD-OLED는 퀀텀닷과 OLED를 결합한 것으로, OLED 블루소자를 백라이트로 활용하는 방식의 기술이다. 이르면 오는 4월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QD-OLED 투자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전해진다.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8세대 LCD 라인으로 전망된다. 이에 충남 아산에 위치한 L8-1 생산시설이 QD-OLED 생산라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 균형을 위해 대형 OLED 사업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은 중소형에 집중된 상태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SDC(삼성디스플레이)가 오는 4월부터 125K(12만 5000㎥)의 LCD 라인을 폐쇄하기 시작한다”며 “이와 함께 시장이 기대하는 계획을 위해 QD-OLED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플랜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CES 2019에서 QD-OLED를 프라이빗 부스에 공개했다. 본격적으로 QD-OLED 카드를 꺼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OLED 중심의 투자를 통해 OLED 매출 증대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올해 OLED 대세화를 앞당기겠다”며 “상업용, 자동차용 OLED를 집중 육성해 2020년까지 매출의 50% 이상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형 OLED 사업에서는 TV용 제품 라인업을 기존 4K 해상도에서 8K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올해 상반기 중 완공한다. 이후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 대형 OLED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290만대였던 판매량을 올해 400만대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후 2021년에는 1,000만대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소형 OLED 사업에서는 생산 안정화에 주력한다. 구미 6세대 공장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파주의 신규 6세대 공장도 조기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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