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 선언 이후 출시한 신차들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출시 이후 저조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이쿼녹스. /한국지엠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 선언 이후 출시한 신차들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출시 이후 저조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이쿼녹스.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9만3,117대. 한국지엠의 지난해 내수 판매실적이다. 2017년 13만2,377대에 비해 29.5%나 감소했고, 굳건하게 지켜왔던 내수시장 3위 자리도 쌍용자동차에게 빼앗겼다. 르노삼성도 함께 부진한 덕에 꼴찌를 면한 것이 다행일 정도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한국지엠의 이러한 내수부진 원인은 뚜렷하다. 지난해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온 ‘철수 논란’ 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떠나게 만들었다. 일종의 ‘괘씸죄’ 낙인이 찍혔고, 중고차 가격하락 및 서비스 품질 악화 등 현실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한국지엠은 우리 정부의 추가 지원을 이끌어내고 경영정상화 추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지며 내수부진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지엠이 내수부진 회복을 위해 내세운 핵심전략은 신차 출시. 하지만 이러한 신차 출시 전략이 좀처럼 통하지 않으면서 한국지엠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경영정상화 추진 선언 이후 한국지엠은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을 필두로 이쿼녹스와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을 연이어 출시했다. 하지만 모두 기대했던 만큼의 신차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파크가 지난해 12월 모처럼 5,000대 판매실적을 넘어섰지만, 대체로 기대 이하의 판매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야심차게 출시한 이쿼녹스는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SUV모델인데다 수입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음에도 완전히 실패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해 하반기 동안 거둔 판매실적이 1,718대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지엠을 향한 소비자들의 마음이 여전히 얼어붙어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한국지엠은 지난해 5월 경영정상화를 선포한 이후에도 R&D법인 분리를 놓고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는 소비자 신뢰 회복을 더디게 만든 주요 요인이었다.

또한 품질 경쟁력 및 마케팅 전략 강화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쿼녹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쟁모델에 비해 뚜렷한 장점은 보이지 않고, 가격부담만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이처럼 많은 기대 속에 출격시킨 신차들이 줄줄이 빛을 보지 못하면서 한국지엠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올해도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신차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인데, 앞선 실패 사례를 반복할 경우 내수 회복 및 경영정상화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신차를 선보여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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