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을 두고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농성한 것에 대해 정치권이 일제히 비판했다. 사진은 국회 본청 2층에 위치한 한국당 단식농성장.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을 두고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하자 정치권이 일제히 비판했다. 사진은 국회 본청 2층에 위치한 한국당 단식농성장.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의 ‘단식 투쟁’이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을 강행하자 한국당은 맞대응 전략으로 ‘5시간 30분 릴레이 단식’을 선택했다. 통상 점심시간이 오후 12~1시, 저녁시간이 오후 6~7시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 끼도 굶지 않는 단식’인 셈이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반발에도 조해주 상임위원을 임명하자 모든 국회 일정에 대해 보이콧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좌파독재 저지 및 권력 농단 심판’을 위한 릴레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한국당이 작성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규탄 릴레이단식 계획(안)’에 따르면, 단식투쟁은 지난 24일 시작해 다음달 1일까지 총 9일간 진행된다. 당직 또는 소속 상임위원회 별로 모두 110명의 의원이 참여하며, 하루 두 차례 씩 조를 나눠 투쟁하는 것으로 정했다.

세부 일정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 2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각각 5시간 30분씩 하는 것으로 했다. 단식 투쟁은 국회 본청 2층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하기로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조 상임위원 임명을 강행한 것은 물론, 청와대 관련 비리 의혹 등에 대해서도 규탄하게 된다.

지난해 김성태(사진 가운데)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관철을 위해 9일간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손학규(사진 왼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사진 오른쪽) 정의당 대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관철 차원에서 10일간 단식투쟁했다. /뉴시스
지난해 김성태(사진 가운데)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관철을 위해 9일간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손학규(사진 왼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사진 오른쪽) 정의당 대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관철 차원에서 10일간 단식투쟁했다. /뉴시스

◇ 5시간 30분 단식

하지만 한국당의 단식투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5시간 30분 동안 단식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 달성을 하기에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10일간 단식투쟁에 나섰다.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도 지난해 5월 ‘드루킹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9일간 단식투쟁했다. 이들의 단식투쟁 기간에 의사들이 오가며 건강을 살폈다. 사실상 목숨을 내걸고 단식투쟁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5시간 30분’ 단식투쟁을 두고 ‘국민을 우롱하는 단식’(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앉아있다 밥 먹으러 가는 단식’(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 ’딜레이 식사’(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 등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소속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의 단식투쟁은) 릴레이 단식이 아니라 릴레이 다이어트로 보인다. 놀면서 세금으로 월급타고, 웰빙을 위한 간헐적 단식으로 건강까지 챙기겠다는 심보인가”라며 “목숨을 걸었던 숱한 단식농성 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다음달 1일까지 릴레이 단식투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앞으로 연쇄 농성과 검찰고발 등 전면 투쟁을 할 것”이라고 정부여당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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