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은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번갈아 1~2월 임시국회 소집 불응에 나선 것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은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번갈아 1~2월 임시국회 소집 불응에 나선 것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1월 임시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월 임시국회 소집도 불투명하다. 1월 국회는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고 있고, 2월 국회는 한국당이 전면 불참을 예고했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이같은 거대양당의 국회 보이콧 사태를 비판하고 나섰으나, 마땅한 방안이 없어 고민이다. 특히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를 위해 2월 국회를 반드시 소집해야 하는데, 현안마다 공동전선이 달라 민주당이나 한국당 중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과 제1야당의 ‘국회 보이콧’이라는 초유의 모습을 보고 있다"며 "이런 보이콧 공조는 국회에서 일하지 않으려는 여당이 시작했고, 이제는 한국당도 새참 거르기 수준의 단식을 하며 동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당은 작년 말 예산안 야합으로 찰떡궁합을 보여주더니, 일하는 국회를 외면하는 태업에도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키고, 민생경제는 방치하며, 선거개혁과 국회개혁을 뒤로하는 ‘최악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가 민생 법안 논의보다는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놓고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소집에 불응하고 있다. 또한 자동 소집되는 2월 임시국회까지 열흘 남짓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굳이 1월 임시국회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민생·개혁 법안은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와 반대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청와대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임명 강행을 계기로 남은 1월 국회와 예정된 2월 국회 보이콧을 선포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소속 의원들이 5시간 30분씩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새해를 '정치개혁의 기념해'로 만들겠다며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소위 정기소집 ▲국회 선진화법 개정 ▲법사위 운영 개선 ▲선거제도 개혁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예산결산위 소소위 운영 개혁 ▲청와대 특별감찰관 임명 ▲방송법 개정안 통과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거대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는 만큼 민생·개혁 법안 처리에 긍정적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동시에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이나 조 위원 임명에 대해서는 한국당과 함께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고 선거제도 개혁에 비협조적인 한국당과 끝까지 함께 할 수도 없다.

실타래처럼 얽힌 정국에서 바른미래당이 택한 전략은 거대양당을 함께 비판하는 정도다. 김 원내대표는 "상대에 대한 비난으로 정쟁만 일삼고 있으면서, 이를 바로잡으려 하거나 국회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다"며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은 물론, 재판청탁 의혹 및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등은 서로가 회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거개혁을 하지 않으려는 이심전심이 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오르지 않는 당 지지율도 고민거리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이슈를 주도하는 등 정치개혁에 앞장서면서 지지율이 잠깐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등 5~7%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유승민 전 대표가 내달 의원 연찬회를 기점으로 잠행을 끝낼 예정이고, 해외에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3월 복귀설'이 거론되고 있어 이들의 등판 여부가 지지율 상승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의 간판인 두 전직 대표가 다시 나온다는 것은 바른미래당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그렇게 높지 않은 현실적 원인으로 당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의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내 원심력에 대한 이야기가 당의 안정적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가장 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저희가 심지를 갖고 끝까지 정치개혁의 깃발을 지켜낸다면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당의 지지도가 회복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른미래당의 역할에 대해 국민이 평가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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