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근로자가 기계에 끼는 사고가 발생한 CJ씨푸드 성남 공장 입구 전경. / 네이버지도
지난 29일 근로자가 기계에 끼는 사고가 발생한 CJ씨푸드 성남 공장 입구 전경. / 네이버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갈 길 바쁜 CJ씨푸드가 연초부터 악재가 터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안전사고예방을 위한 강조 기간에 근로자가 크게 다치는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CJ제일제당이 최대주주(46.26%)인 CJ씨푸드는 ‘삼호어묵’, ‘삼호맛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수산가공 전문 식품업체다.

◇ 연초부터 인명 사고, 헛구호 그친 안전사고 예방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에 소재한 CJ씨푸드 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A씨는 이날 오전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기 전 점검 차 어묵 냉각 설비에 들어가다 기계 사이에 끼는 사고를 당했다.

아직 A씨의 정확한 상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반 병실이 아닌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보아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지가 파악한 바로는 A씨는 스스로 숨을 쉬는 자가 호흡 상태로 치료 중에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CJ씨푸드 성남 공장에 대해 부분 작업 정지를 명령을 내리고, 현장에 감독관을 파견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29일에 이어 오늘도 현장에 감독관이 나가있다. 현재는 (사고의) 현황만 관리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사고를 당한 근로자의 상태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10년 만에 최악 실적 받아든 CJ씨푸드

특히 이번 사고는 회사에서 특별히 사고 예방에 주력하던 기간에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CJ씨푸드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약 넉달간을 ‘안전사고예방 강조기간’으로 정하고 직원들의 교육 강화와 설비 점검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사용자인 CJ씨푸드 측은 “아직 사고가 조사 중이라 가타부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연초부터 인명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CJ씨푸드는 올 한해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발목을 잡힌 CJ씨푸드는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 줄어든 1,507억원에 그쳤다.

실제 이익이 더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8% 감소한 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 30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했던 2008년 이후 최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22억원)으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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