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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 나선 현대중공업… 조선업계 판도 바뀐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나선 현대중공업… 조선업계 판도 바뀐다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9.01.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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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년간 산업은행 품안에 있었던 대우조선해양이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심각한 위기에 빠졌던 국내 조선업계가 ‘빅3’에서 ‘빅2’체제로 재편되는 중대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 반대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산업은행·조선업계 ‘숙원’, 시동 걸다

산업은행은 31일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를 전격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업계를 ‘빅2’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및 삼성중공업과 논의를 벌여왔으며, 현대중공업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이 해체 위기에 직면했던 1999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매각 추진 및 매각설이 종종 제기돼왔다. 2008년 한화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매각은 무산됐다.

조선업계에 심각한 불황이 덮치고,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드러난 2015년 이후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통한 조선업 재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국내 조선업계의 ‘빅2’ 체제 전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될 경우,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1·2위의 만남으로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또한 그동안 제기됐던 공급과잉·출혈경쟁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여러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들어 조선업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다 효과적인 시장 공략이 가능할 전망이다.

◇ 매각 실현에 무게 둔 복잡한 M&A

인수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됐다. 산업은행이 가진 대우조선해양 지분과 현대중공업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식은 현대중공업이 적잖은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진 않았다.

두 번째는 중간지주사를 설립해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함께 출자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자금 부담이 덜하고, 산업은행 입장에선 조선업황 회복 시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됐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과 우려도 있다. 조선업계에 위기가 찾아올 경우, 국가적 차원의 부담이 커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방식이 선택됐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조선합작법인)와 사업회사(현대중공업)로 분할한다. 중간지주사는 상장회사로 남게 되며,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과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을 거느리게 된다.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55%) 전량을 이 조선합작법인에 현물 출자하고, 신주를 받는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신설 조선합작법인의 2대 주주가 된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은행의 현물출자,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 참여를 전제로 한 다소 복잡한 형태의 M&A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부담을 줄여 매각을 실현하는데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의 인수 의사도 확인할 방침이지만, 사실상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가능성이 유력해진 모습이다.

◇ 양사 노조 ‘절대 반대’… 헐값매각 지적도

다만,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노조의 반발은 벌써부터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인수설이 불거진 31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절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수 이후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대 목소리는 현대중공업 노조에서도 나온다. 지난 수년간 경영위기를 이유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던 현대중공업이 돌연 대규모 인수에 나서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매각방식이나 매각가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매각 필요성이 높은 만큼,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헐값매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군산공장을 폐쇄한 점도 산업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를 막지 못한 산업은행이 마찬가지로 군산공장을 폐쇄한 현대중공업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조선업계 판도를 뒤흔들 대규모 지각변동이 어떤 과정 및 결과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