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이 지난해 적자가 크게 확대됐음에도 배당을 실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삼일제약의 실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고 당기순손실 폭은 더 확대됐다. 하지만 적자 심화에도 배당 열차는 멈추지 않았다. 

◇ 지난해 영업손실 56억ㆍ당기순손실 85억

코스피 상장기업인 삼일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946억7,443만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9% 늘어난 규모다. 다만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일제약은 56억2,41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13억701만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84억6,747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순손실(-12억6,656만원) 액수와 비교 시, 72억원이 확대된 규모다. 삼일제약 측은 이에 대해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제품 대비 원가율이 높은 상품매출이 늘어나면서 손익 구조에 변동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일제약은 지난 1947년 설립된 전문의약품 제조사로, 병·의원용 치료제 및 일반의약품을 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주력 일반의약품 제품에는 해열진통소염제 ‘어린이 부루펜시럽’과 일회용 점안제 아이투오미니, 무좀치료제 티어실원스 등이 있다. 처방의약품으로는 소화기 관련 제품인 포리부틴, 글립타이드 등이 대표된다. 

중견 제약사로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회사지만 최근 2년간 추이는 좋지 못한 편이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도 냈다. 

하지만 실적이 저조한 반면, 배당 정책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삼일제약은 이번에 실적 공시를 하며, 2018년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6억1,035만원 가량이다. 이는 전년 배당 규모보다는 축소된 규모다. 삼일제약은 2017년 회계연도의 결산배당금으로는 보통주 1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 실적 악화에도 배당 결정…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는 '글쎄'

배당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된다. 벌어들인 이익의 일정 부분을 주주에게 나눠주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 배당이다. 통상 손익이 크게 악화되면 배당 정책이 크게 위축되거나 멈춘다. 하지만 삼일제약은 적자 상태에도 배당을 멈추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삼일제약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그해 결산배당금으로 주당 150~20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실적 악화에도 지속되는 배당 정책을 두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지에 의문을 보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익 환원도 중요하지만, 기업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허승범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오너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허강 회장의 아들인 허 부회장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삼일제약의 지분 11.21%를 보유하고 있다. 허 부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삼일제약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38.37%다.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허 부회장이 올해는 실적침체에서 탈출할 돌파구를 마련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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