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조직개편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조직개편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설 연휴가 막바지를 항해 달려가고 있다. 이틀 후면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연휴를 끝내고 조직으로 돌아가는 금감원 임직원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 못할 모양새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개편 방향은 조직 다이어트에 집중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5년 안에 3급 이상 간부 비율을 35% 수준으로 감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는 대신 떠앉은 과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안을 부결했다. 금감원이 3급 이상 간부 비율을 5년 안에 35% 수준으로 줄이는 계획안을 제출하자 내려진 결정이다. 금감원은 매해 감축 실적을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의 전체 직원은 1,980명이다. 이 가운데 3급 이상 간부는 851명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이를 35% 수준으로 낮추려면 5년 안에 3급 이상 직원을 150명 가량 감축해야 한다. 금감원은 우선 팀장급 자리 일부를 없애고 승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 개편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팀장직 290여 개 중 15개 자리를 없앨 것으로 알려진다. 또 4급 수석 조사역을 신설하거나 전문 검사역 직군인 ‘스페셜리스트’를 도입해 상위 직급 승진자도 줄일 계획이다. 

이에 간부 승진은 ‘하늘에 별따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 직원은 정년(만 60세)을 채우고 퇴직하는 게 대부분이다. 명예퇴직제도가 없는데다 퇴임 후 일정기간 외부기관 취직도 제한받고 있어 중도 퇴사자가 많지 않다. 즉, 승진 대기자들은 3급 이상 간부급의 정년 퇴직해 상위직 비중이 줄어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이에 벌써부터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이 때문이다. 윤 금감원장이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고 인력 개편을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