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 직전에도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
올해 설 연휴 직전에도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올 설 연휴 직전에도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 매년 긴 연휴를 앞두고 벌어지는 꼼수 공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시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올빼미 공시는 긴 휴장일을 앞두고 슬그머니 악재성 내용을 공시하는 것을 뜻한다. 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해지는 연휴 전날, 장 마감 후 기승을 부린다. 올 설 연휴 직전인 1일에도 이런 현상은 이어졌다. 

우선 ‘실적악화’ 공시들이 두드러졌다. 코스피 상장사인 일진전기는 지난해 1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1일 오후 4시 14분께 공시했다. 작년 당기순손실 금액은 전년보다 583.69% 악화된 규모다. 

또 다른 코스피 상장사인 율촌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6% 감소한 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STX, 아세아시멘트, 성창기업지주, 유진증권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전년보다 악화된 실적을 장 마감 후 쏟아냈다. 삼양홀딩스는 자회사인 삼양바이오팜의 순이익이 지난해 45.9% 줄었다는 공시를 했다.  

코스닥 상장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서호전기와 이화공영, 나스미디어, 나우아이비캐피탈, 모두투어, 이녹스 등 다수의 상장사들이 실적 악화 소식을 연휴 전날 알렸다. 

주식양수도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을 밝힌 곳도 있었다. 코스피 상장사인 엔케이물산은 이날 장 마감 후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엔케이물산은 지난해 11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포비스티앤씨는 이엠피연구소에 소유주식 1,458만주(17.95%)를 117억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던 바 있다. 이 회사는 잔금지급 기한까지 대금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계약이 해지됐다고 전했다.  

또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포스트와 디엠씨는 각각 화장품사업부 양도와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메디포스트는 화장품사업부 셀리노에 양도한다는 공시를 이날 장 마감 후 밝혔다. 

디엠씨는 보통주 49만2,958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내용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지투하이소닉​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및 회사재산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지투하이소닉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공시를 장 마감 후 했다. 

올빼미 공시는 매년 연휴를 앞두고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뚜렷한 제재 수단이 없는 탓에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를 근절하기 위한 세부적인 제재 가이드라인이 검토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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