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병역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본인은 면제 처분을 받은데 대해 병역기피 의혹을 샀고, 장남은 자대배치와 보직 변경 등으로 특혜 의혹을 받았다. /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병역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본인은 면제 처분을 받은데 대해 병역기피 의혹을 샀고, 장남은 자대배치와 보직 변경 등으로 특혜 의혹을 받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을 받았을 때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뒷말을 샀다. 병역기피 의혹이다. 징병검사를 세 차례 연기한 끝에 1980년 7월 만성 담마진이라는 피부질환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 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때문에 고시 준비를 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병역을 피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황교안 전 총리는 2013년 2월 인사청문회에서 “늘 마음의 빚으로 생각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때부터다. 황교안 전 총리의 병역 문제는 검증이 필요할 때마다 악재로 등장했다. 2015년 6월 국무총리 후보자로 다시 한 번 청문회장에 섰을 때, 오는 27일에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둔 지금도 병역 면제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홍준표 전 대표의 말처럼 “우리끼리는 양해가 될지 모르나 국민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교안 전 총리는 “이미 청문회에서 비리가 없는 것으로 규명됐다”며 선을 그었다.

◇ 대구 자대배치, 보직 변경 세 번… 장남의 수상한 군복무

문제는 아들이다. 대구MBC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황교안 전 총리의 장남은 2009년 9월 전북 전주 35사단에 입대해 4주 훈련을 받은 뒤 대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특혜가 의심될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대구고검장이 바로 황교안 전 총리였다. 제2작전사령관은 이철휘 예비역 대장이었다. 공교롭게도 황교안 전 총리와 이철휘 대장은 대구기독CEO클럽으로 친분을 쌓았다. 일반 병사가 부대를 옮기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두 사람의 친분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의심스러운 정황은 또 있다. 황교안 전 총리와 이철휘 대장이 클럽 공동회장으로 활동하던 2010년 7월, 황교안 전 총리의 아들은 보직이 세 번째로 변경됐다. 당초 부여받은 보직은 보병이었으나,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를 옮긴 뒤 물자관리병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다시 1년도 안 돼 행정병이 됐다. 복무 장소는 제2작전사령부 인사처다. 군사특기가 변경될 경우 심의위원회가 열려 이유 등을 적어놓아야 하지만 “군 당국에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는 게 대구MBC의 지적이다.

황교안 전 총리의 병역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2013년 2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에 응했을 때다. 그때부터 검증이 필요할 때마다 병역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 뉴시스
황교안 전 총리의 병역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2013년 2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에 응했을 때다. 그때부터 검증이 필요할 때마다 병역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 뉴시스

사실 황교안 전 총리의 아들에 대한 병역 문제는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김광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이 해당 내용과 함께 “의아스러운 점은 아들이 KT에 입사 원서를 쓸 때 부관으로 기록했다. 실제 어떤 일을 했는지 애매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강하게 부인했다. “대구고검을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혜택을 주려고 아들을 보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전혀 부끄럼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황교안 전 총리는 대구MBC에 문자로 “군의 자대 배치는 훈련소에서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가 있으면 청문회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전했다. 이철휘 대장은 황교안 전 총리의 아들이 제2작전사령부에서 “근무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아들이 입대할 때부터 1년5개월간 대구고검장을 지냈고, 그의 아들은 이철휘 대장이 제2작전사령부를 떠나는 2011년 4월까지 총 18개월을 함께 지낸 뒤 만기 전역했다. 두 사람의 해명에도 의혹이 풀리지 않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대구MBC 측은 “황교안 전 총리가 직접 만든 모임(대구기독CEO클럽)을 두고 공직자 윤리에 맞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어 아들 병역 특혜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져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대를 앞둔 황교안 전 총리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판세가 뒤집히는 것은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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