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식 DGB생명 대표이사
민기식 DGB생명 대표이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DGB생명이 민기식 전 푸르덴셜 생명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맞이했다. 수익 감소와 건전성 관리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임 대표이사 체제 아래 활로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비전문가 가고 업계 베테랑 왔다  

민기식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일자로  DGB생명 대표이사에 올랐다. 민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됐다. 설 연휴를 끝내고 오늘(7일)부터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돌입했다.

민 대표는 지난해 12월 26일로 임기가 만료돼 떠난 김경환 전 대표의 후임이다. 업계에선 이전 대표와 달리, 보험업계 출신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임 수장인 김 전 대표는 대구은행에서만 40년 가까이 몸 담은 ‘은행맨’이다.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받았던 김 전 대표는 재임 1년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새 수장인 민 대표는 보험업계에서만 30년간 있었던 인사다. 1988년 대한화재 손해보험에 입사하며 보험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1991년 푸르덴셜생명으로 자리를 올긴 뒤 상품, 마케팅, 투자, 영업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미국 푸르덴셜 연금사업부와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PCA생명에서는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은 이력도 있다. 

DGB금융 측은 민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국내외 업계 경험이 풍부하고 생명보험업 이해도가 높은 인사”라며 “향후 DGB생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룹 시너지 정책 등에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획기적인 영업과 마케팅에 나설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DGB생명은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계열사다. DGB생명은 DGB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2015년 야심차게 인수한 곳이다. 하지만 출범 4년째를 맞이한 현재까지 인수 시너지는 신통치 못한 실정이다. 

◇ DGB생명, 실적 부진에 존재감 흐릿… 올해는 반전 꾀할까  

우선 실적 기여도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출범 첫해인 2015년 1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6년 149억원, 2017년 12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이익이 줄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대비 75%가 급감했다. 설계사수도 이탈세를 보이고 있어 영업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2015년 1월 출범 당시 864명였던 DGB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지난 8월말 기준 753명으로 줄었다.  

건전성 지표 개선도 거북이걸음이다. DGB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9.3%에 그쳤다. 이는 전분기(191.3%) 대비 12.0%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물론 DGB생명의 RBC 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150% 이상)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음에도 다시 하락세를 보인 점이 뼈아프다. 또 새 회계기준(IFRS17)을 선제적으로 대비해 건전성 지표를 강화해야 하는 점을 감안할 시,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업계에선 RBC 비율이 최소한 200% 이상을 상회해야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신임 수장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부진한 실적과 영업력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자본 확충도 힘써야 한다. 
 
DGB금융은 올해 ‘비은행부문’ 강화에 활시위를 당길 전망이다. DGB생명이 올해는 애물단지 신세를 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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