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월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자 “현재 국회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놓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2월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자 “현재 국회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놓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여야가 2월 임시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문희상 국회의장이 고개를 숙였다. 협상 결렬로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는데 “국회의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현재 국회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놓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여야 국방위원회 위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다.

문희상 의장은 자성을 촉구했다.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가 의결될 때와 미국 의회에서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날 목격한 장면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복잡한 상황에서 의장이 브렉시트를 의결하자 바로 승복하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국회의 본산인 영국 의회의 모습이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두교서 후 야당에서 혹평을 했는데 그럼에도 대통령의 입장과 퇴장, 연설 중간마다 기립박수를 수차례 치는 모습을 보고 성숙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장은 두 나라의 의회를 언급하며 “싸움을 하더라도 논리로서 싸움을 하는 의회, 이를 승복하는 의회가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의회상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기엔 대통령 탄핵을 의결한 우리 의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그는 “20대 국회는 전반기에 역사에 남을 일을 했으나, 하반기 제도화를 실패하면 우리가 왜 탄핵을 했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문희상 의장이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고 논의하자”고 말하는 이유다.

문희상 의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민이 국회를 심판하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면서 “국회를 열고 논의해서 결론을 내야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