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의 기계·전기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본관 등 3개 건물에 진입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모여 있는 행정관 지하1층 전기기계실. /뉴시스
서울대학교의 기계·전기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본관 등 3개 건물에 진입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모여 있는 행정관 지하1층 전기기계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서울대학교 기계·전기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공공부문 비정규 제로 정책에 따라 직접고용 됐지만 임금과 복지 등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분회(이하 노조)는 지난 7일 낮 12시 30분부터 대학 행정관과 도서관 등 총 3개 건물 기계실에 조합원 40여 명씩 점거 농성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건물들은 현재 중앙난방이 끊긴 상태다. 다만 자체 난방으로 운영되는 곳은 난방을 가동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교내 시설관리직(청소·경비·전기·기계·소방) 노동자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1일 공공부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의해 직접 고용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서울대 측은 시설관리직군의 단체교섭을 그해 9월 5일에야 시작하고 올해 1월 25일까지 타결을 맺지 못했다. 결국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전국 국공립과 사립대 대부분의 시설관리직군이 2018년도 정규직 임금을 적용받고 있음에도 유일하게 2017년도 용역회사 시절 임금을 지급하는 학교가 서울대”라며 “학교 측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는 취업규칙을 따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노조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요구가 무리한 요구인지 직접 따져봐 달라”면서 “오죽하면 쟁의권 행사까지 검토 했겠는가. 한 가정의 가장이 200만원도 안 되는 급여로 생활하라는 곳이 서울대다. 교직원 및 학생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학교 시설관리직군은 중소기업 중앙회 제조업 시중노임단가에 맞춘 임금과 기존 용역회사에서 지급했던 상여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정규직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정액급식비 ▲명절휴가비 ▲복지포인트 등도 차별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학교 측은 용역회사 소속 당시 임금과 복지 수준만큼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상여금과 명절휴가비 지급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학교는 상여금과 정액급식비 10만원이 임금에 포함돼 있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특정 구성원에게는 성과급, 대우수당, 가족수당, 주택복지, 학자금, 건강복지, 복지포인트 1,000포인트, 명절휴가비 120%를 지급하고 있음에도 시설관리직은 착취만 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금과 복지의 차별 없는 지급은 물론 학교 구성원인 노동자를 상대로한 소송 제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학교 측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고 단체교섭에 나설 때까지 무기한 건물 점거 농성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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