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내 5대 발전사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의 희생자는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지난 5년간 국내 5대 발전사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의 희생자는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하청업체 소속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 일하다 젊은 나이에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 그의 안타까운 소식은 많은 이들을 슬픔에 잠기게 만들었다. ‘위험의 외주화’가 만연한 우리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또 다시 들춰낸 사건이었다.

이는 널리 알려진 고 김용균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발표된 또 하나의 숫자는 소리 없이 사라져간 희생양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대 발전사(남동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 등)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의 희생자는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5군데 발전사에서 5년간 20명이 사망했는데,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것이다.

산재에 따른 부상도 대부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향했다. 부상자 348명 중 97.7%에 달하는 340명이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소속은 원청이 아닌 하청업체다. 또한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 근무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의 사례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그는 심야시간에 홀로 순찰업무를 하다 기계에 끼어 숨졌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인1조로 인력이 운영됐다면, 얼마든지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사고였다.

이에 대해 임이자 의원은 “근로자 보호를 위한 안전·보건조치를 전반적으로 대폭 강화하고, 도급사업 시 원청과 하청 순회점검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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