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주요 당권 주자들이 이른바 '황교안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두고 '황교안 대세론'을 증명하는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사진 왼쪽부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정우택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 주요 당권 주자들이 이른바 '황교안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정우택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주요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황교안 때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황 전 총리 약점으로 꼽히는 ‘정치 경력’, ‘친박 논란’, ‘병역 문제’ 등을 언급하며 연일 공격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가 좋아하는 진짜 친박이냐의 논란 속에 빠져든 황교안 후보! 이것이 황교안 후보의 한계”라며 “황 후보는 앞으로 이런 식의 논란으로 끊임없이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정우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황 전 총리에 대해 ‘당을 과거로 돌릴 후보’, ‘당권을 대권으로 가는 지렛대로 삼는 인사’, ‘헌신과 희생이 없는 정치인’, ‘불확실한 후보’ 등으로 규정하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또 한국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황 전 총리 후보 캠프에 보좌진을 파견했다는 보도에 대해 “도대체 당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줄 세우기’인가. 도대체 당이 망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줄 서기 인가’”라고 반문한 뒤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홍준표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황 전 총리의 병역문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등을 언급하며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이외에도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 등 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은 황 전 총리 견제 차원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착수했다.

◇ ‘황교안 대세론’ 견제 위한 행보

주요 당권 주자들이 황 전 총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자 당내에서는 ‘황 전 총리가 대세’라는 여론이 형성된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8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우리 보수 정당에서 기존 (유력) 인사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신선함이 떨어지니까 대안 세력을 자꾸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둘러 황 전 총리가 ‘대세’임을 표현한 셈이다.

이는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문화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실시해 지난 1일 발표한 ‘한국당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전 총리가 18.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11%), 홍준표 전 대표(7.1%), 김진태(2.4%)·정우택(1.0%)·안상수(0.9%)·주호영(0.4%)·심재철(0.3%) 의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48.4%를 기록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여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유선 29.2%, 무선 70.8%)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은 8.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한국당 지지자를 대상으로만 질문했을 때 황 전 총리는 53.6%의 지지로 홍 전 대표(10.7%), 오 전 시장(10.1%), 김 의원(5.9%) 등을 압도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황교안 대세론’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한국당 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이 ‘책임당원 70%+일반 국민 30%’ 비율로 치러지는만큼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를 두고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같은 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투표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황 전 총리가 대세인지 확인하긴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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