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에서 자체 제작 시리즈를 확대 편성하며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토종 OTT가 위협받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에서 자체 제작 시리즈를 확대 편성하며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토종 OTT가 위협받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에서 자체 제작 시리즈를 확대 편성하며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 토종 OTT 사업자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지만 큰 성장세는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사업 환경이 다른 탓으로 해석된다. 

◇ 통신사까지 움직이는 ‘넷플릭스’ 영향력

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OTT)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발표한 ‘2018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OTT 서비스 이용률은 42.7%다. 전년(36.3%) 대비 6.4% 증가했다. 

서비스 이용 기기는 대부분 스마트폰(93.7%)로 조사됐으며, 뒤를 이어 △PC(8.2%) △노트북(5.2%) 등으로 나타났다. 시청빈도도 높다. 응답자의 36%가 주 5일 이상 OTT를 이용하며, 주 1회 이상 시청자는 88.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OTT 플랫폼 중 하나는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 규모는 2017년 기준 30만명에서 지난해 말 127만명으로 323% 급증했다. 일년 만에 네배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 같은 상황에 통신사도 바빠졌다.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면서 트래픽이 몰리자 화질 저하 및 동영상 재생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KT는 해외 망을 증설해 트래픽을 감당하겠다는 방침이다. 품질 저하 문제는 고객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인 만큼 대처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는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망 증설을 결정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월 넷플릭스를 고객들의 품질 저하 지적이 이어지자 해외망 회선의 용량을 기존 대비 2배 늘렸다. 품질 보호를 위한 결정이다. 

◇ 토종 OTT, 경쟁력 강화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

OTT 성장세는 대부분 해외 기업에서 나타났다. 방통위에 따르면 OTT 플랫폼 경험도 조사 결과 유튜브가 38.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페이스북(11.5%)으로 나타났다. 해외 OTT 사업자가 국내 OTT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OTT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국내 OTT의 영향력은 해외 OTT 대비 낮게 집계됐다. 네이버TV는 7.1%, 아프리카TV는 3.8%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황유선 연구원은 “국내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 등의 국내 진입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푹, 티빙, 옥수수, 왓챠 등 국내 OTT 사업자에 대한 경쟁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넷플릭스가 유통망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 시장 진입은 국내 미디어 생태계에 위협이자 기회다. 그들이 건강한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사업자와 정부는 대응 노력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업자는 노력하고 있다. 국내 OTT가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3일 SK브로드밴드의 OTT 서비스인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OTT 서비스인 ‘푹’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한 결정이다. 

옥수수와 푹은 국내 OTT 가운데 사용자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에 해당한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옥수수의 월 사용자는 278만명, 푹은 123만명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MOU를 통해 4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됐다. 

이들의 협업은 국내 OTT가 미디어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를 저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와이즈앱은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OTT 플랫폼으로 넷플릭스와 함께 옥수수, 푹을 꼽았다.

문제는 환경이다. 여전히 해외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과 다른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그간 방송법 규제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영위했을 뿐 아니라 망사용료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 대용량·고품질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수백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사업자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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