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기습 한파가 종종 찾아오고 있는 가운데, 노년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뉴시스
올 겨울 기습 한파가 종종 찾아오고 있는 가운데, 노년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설 명절연휴만 해도 포근했던 기온이 금세 매서운 추위로 뒤바뀌었다. 기록적 한파가 덮친 지난 겨울과 비교하면 확실히 덜 추운 올 겨울이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한파는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랭질환에 취약한 노년층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올 겨울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집계된 한랭질환자는 320명이다. 지난 겨울 같은 기간 535명과 비교하면 약 40%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이 있다. 한랭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11명이나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겨울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9명이었다. 한랭질환자 수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는 기습 한파를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기온의 낙폭이 컸던 지난해 12월 초, 사망자가 6명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의 경우 매서운 한파가 장기간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 반면, 올 겨울은 기습 한파가 찾아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가 한랭질환자 및 사망자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랭질환자의 43%는 65세 이상 노년층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망자의절반 이상인 6명이 노년층이었다. 55세 이상~64세 이하까지 포함하면 총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노년층의 한랭질환 주의가 각별히 요구되는 이유다.

또한 한랭질환자의 78%가 실외에서 발생했으며, 35%는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의 사망원인은 모두 저체온증이었고, 인지장애 또는 음주상태인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다.

이처럼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저체온증과 동상이 있다. 특히 사망원인의 100%를 차지한 저체온증은 체온이 35℃ 아래로 떨어져 정상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 중증질환이다.

다만, 기본적인 수칙만 잘 지켜도 한랭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우선, 한파 시 따뜻한 옷은 물론 내복·장갑·목도리·모자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특히 체온유지에 취약한 고령자와 어린이는 실외활동을 자제하며 보온에 각별히 유의하고, 심뇌혈관질환·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엔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한랭질환자 및 사망자의 상당수가 음주상태였듯, 술에 취할 경우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이 커지므로 한파 시에는 과음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저체온증 증상으로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장애 발생 ▲의식이 점점 흐려짐 ▲지속적인 피로감 ▲팔과 다리의 심한 떨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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