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4 11:58 (수)
[황교안 딜레마] ‘박근혜 배신론’이 발목 잡나
[황교안 딜레마] ‘박근혜 배신론’이 발목 잡나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9.02.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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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탄핵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고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전대를 앞두고 불거진 배박론에 대한 반박 차원이었으나, 이로써 친박의 굴레에 갇혔다. /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탄핵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고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전대를 앞두고 불거진 배박론에 대한 반박 차원이었으나, 이로써 친박의 굴레에 갇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노선을 결정한 것일까. 그는 지난 9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자고 했다”면서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말했다. 유영하 변호사의 폭로로 불거진 홀대론, 배박(배신한 친박)론에 대해 반박이자 TK(대구·경북) 민심을 향한 구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503)도 모른다며 거리를 뒀던 모습과 사뭇 달라졌다.

◇ 박근혜 돕고자 특검 연장 신청 기각

황교안 전 총리는 도리어 반문했다.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총리에게 서운함을 표시한 것과 관련 “지금 얘기하는 그런 문제보다 훨씬 큰 일들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특검 연장을 불허했다는 얘기다. 그의 말대로라면, 정치적 노선이 친박으로 기울었다. 황교안 전 총리 또한 계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욱이 황교안 전 총리는 친박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를 지낸데 대한 막연한 신뢰였다. 물론 친박계 내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탄핵에 대한 어떤 업장이었는지에 대해 자신의 스탠스를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황교안 전 총리의 딜레마가 생긴다. 당권을 잡기 위해선 친박이 돼야 하지만, 친박이 되면 대권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진다. 보수 통합은커녕 또다시 심판론에 발목을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 전 총리의 실토는 스스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부역자로 인정한 꼴이 됐다. 대권을 노리고 있는 그에겐 약점이 될 요소다. / 뉴시스
황교안 전 총리의 실토는 스스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부역자로 인정한 꼴이 됐다. 대권을 노리고 있는 그에겐 약점이 될 요소다. / 뉴시스

정치 신인에게는 어려운 문제다. 대권을 염두에 두고 친박과 거리를 둘 경우 당권도 잡지 못하고 주저앉게 될 수 있다. 전대에서 패배하게 되면 대권 레이스를 열기 어렵다. 패배한 후보에게 세력이 모일 리 만무하다. 따라서 현재로선 당권부터 잡을 수밖에 없다. 황교안 전 총리가 자충수를 둔 배경이다. 앞서 황교안 전 총리와 경쟁 구도에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우리당은 또다시 진짜 친박이냐, 가짜 친박이냐의 논쟁으로 퇴행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황교안 후보의 한계”라고 꼬집었다.

파문은 컸다. 황교안 전 총리가 스스로 “큰일을 했다”고 밝히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부역자로 인정한 꼴이 됐다. 그는 탄핵 국면 당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의 수사기한을 불허하면서 그 이유로 “북한의 안보 위협과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이제와 밝혀진 셈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70일이라는 짧은 조사기간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최순실의 재산조사, 재벌기업의 뇌물죄 수사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책임론은 다시 시작됐다. 국정농단을 몰랐다면 직무유기이고,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면 공범이다. 때문에 전직 총리로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고자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불허했다는 그의 실토는 뒷말을 사기에 충분했다.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경쟁자인 정우택 의원은 “황교안 후보는 친황계를 원한다. 결국 친박은 그에게 굴레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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