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일본이 발끈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사과 요구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양국 간 합의로 이미 끝난 이야기다.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섣부른 해석은 조심해 달라”며 당부했고, 스가 요시히데 국방장관은 “외교 루트를 통해 강하게 항의”한 사실을 밝힌 뒤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문희상 의장은 굽히지 않았다. 도리어 “일본 측은 수십 번 사과했다고 말하지만, 내가 봤을 땐 그런 적이 없다”고 쓴소리를 냈다. 일본 측에서 문제 삼고 있는 발언 또한 “주체를 특정한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지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중요하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그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되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내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인터뷰 기사다. 문희상 의장은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로 표현한 뒤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 혹은 퇴위하는 일왕의 사과 한마디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문에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명기한 것은 “법적인 사죄”로, “국가 간 사죄를 하거나 받은 일은 있으나 피해자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논란이 일자 문희상 의장은 ‘전범 아들’이라는 표현이 나온데 대해 “전쟁 당시 일본 국왕의 아들이라는 의미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지도자의 진정 어린 사과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양국 간 불필요한 논쟁은 원하지 않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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