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와 상징'을 전신으로 하는 교육업체 비상교육이 실적과 주가 하락에 시름하고 있다. / 비상교육
'비유와 상징'을 전신으로 하는 교육업체 비상교육이 실적과 주가 하락에 시름하고 있다. / 비상교육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비상교육이 날개를 좀체 활짝 펴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 업체 중 유일한 상장기업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분야 강화를 통해 재도약에 나서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사상 최악의 실적이라는 씁쓸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 20주년에 날아든 최악 성적표

우려대로였다. 지난해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던 비상교육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최근 비상교육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익 규모는 전년 대비 60% 줄어든 103억원. 이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008년 이후 최저 금액이다.

당기순이익 하락폭은 더 크다. 무려 같은 기간 90%가 감소한 20억원의 순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비상교육의 당기순이익이 100억 밑으로 떨어진 건 외감기업이 된 후 지금까지 총 3차례(2008년‧2005년‧2004년) 뿐이다. 창업주인 양태회 대표가 ‘비유와 상징’을 설립해 교육 사업에 뛰어든 지 정확히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최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와 관련해 비상교육 측은 “신규사업 투자에 따른 비용증가와 신규교육과정에서의 원가 및 판관비 증가로 인해 영업익이 감소했다”면서 “영업외적으로는 개발비 평가를 보수적으로 적용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상교육은 ‘교육 현장의 미래화’라는 비전 아래 2017년 온라인 기업 ‘와이즈캠프’를 인수해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비상교육의 더 큰 문제는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데 있다.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실제 수익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제자리 맴돌 듯 하고 있다. 연매출 규모는 비상장 기업 시절과 비교했을 때 3배 가량 늘어났지만, 영업익은 200~300억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그로 인해 30%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상장 후 되레 10%대로 내려앉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두면서 이익률은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의 부진을 단순히 신규 사업 투자에 따른 일회적 현상이라며 가볍에 넘길 수 없는 대목이 여기에 있다. 

내리막길을 걷는 수익성과 함께 주가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국정교과서 발행 업체 선정 등 호재 ‘단물’이 빠지고 주주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경영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주식가치가 과거로 회기하고 있다. 2016년 초등학교 국정교과서 발행업체로 낙점 된 후 주당 1만8,15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절반에도 못 미치는 7,000원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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