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다이슨이 서울옥션에서 신기술 설명회를 개최하고, 60~90만원 상당의 조명기기를 공개했다. 사진은 제품 설명에 나선 사이먼 크로스 다이슨 설계 헤드엔지니어. / 시사위크
12일 다이슨이 서울옥션에서 신기술 설명회를 개최하고, 60~90만원 상당의 조명기기를 공개했다. 사진은 제품 설명에 나선 사이먼 크로스 다이슨 설계 헤드엔지니어. / 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무선청소기 제조사로 잘 알려진 영국 다이슨이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조명기기로, ‘자연광’ 조절 및 반영구적인 설계 등이 특징이다. 다만 너무 비싼 가격을 책정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조명기기 출시한 다이슨… 60년 수명 비결은?

12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선 다이슨 코리아의 신제품설명회가 열렸다. 소개제품은 조명기기 ‘라이트 싸이클’로, 데스크 및 플로어스텐드 등 2종이다. 다이슨의 이 같은 조명기기 출시는 그간 청소기,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기 등 모터 달린 제품만 선보였다는 점에서 다소 이색적이다.

이는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의 아들 제이크 다이슨으로부터 시작됐다. 제이크는 2004년부터 별도 회사(Jake Dyson Lighting)를 설립해 조명기술 개발에 나섰고, 2011년 LED 냉각기능으로 37년간 사용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다이슨은 2015년 제이크의 사업체를 인수하면서, 조명기기 ‘CSYS Light’ 제품군을 내놨다. 특징은 ‘히트파이프’로 LED 발열을 해소해 수명을 늘렸다는 점.

다이슨이 12일 선보인 신형 조명기기. / 시사위크
다이슨이 12일 선보인 신형 조명기기. / 시사위크

이번에 공개된 제품도 밀봉된 구리파이프가 탑재됐다. 다이슨은 일 8시간 사용을 가정했을 때, 빛의 품질이 60년간 유지된다고 장담했다. 여기에 IT기술도 추가됐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의 표준시를 입력하면, 지역 및 시간에 맞게 빛 온도를 달리한 조명을 알아서 제공하는 기능이다.

다이슨 라이트사이클은 다른 온도의 LED가 총 6개 장착돼, 2,700에서 6,500켈빈의 자연광 색온도를 재현한다. 물론 앱에서 색온도, 기상 및 취침시간 등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연령별로 적합한 조명강도도 제공한다.

즉, 현대인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공조명을 자연광에 가깝게 제공하고, 오랜 시간 빛의 품질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사이먼 크로스 다이슨 설계 헤드엔지니어는 이날 행사장에서 “연령에 따라 필요한 빛의 밝기가 다르다”며 “60세 이상이 필요한 빛의 밝기는 20세보다 4배나 많다”고 말했다.

다이슨이 2015년 공개했던 조명기기 'CSYS 라이트' 제품군. / 해외 다이슨 홈페이지
다이슨이 2015년 공개했던 조명기기 'CSYS 라이트' 제품군. / 해외 다이슨 홈페이지

◇ ‘가격’ ‘기능’ ‘디자인’… 장점만큼 명확한 단점

‘반영구적 설계’ ‘자연광 제공’ 등 다이슨 조명기기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다만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한정된 기능, 그리고 다소 밋밋한 디자인은 구매심리에 걸림돌이다.

실제 이날 공개된 다이슨 라이트사이클의 가격은 데스크형 66만원, 플로어스탠드형 96만원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스텐드가 1~5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물론 60년간 사용가능하다는 점에선 비싼 가격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이슨 조명기기의 보증기간은 5년이다. 여타 가전기기보단 길지만, 60년간의 사용기간을 장담한 것에 비하면 짧다. 5년 후 고장 시 수리비가 얼마나 들지, 또 다시 60~90만원을 들여 새 제품을 사야 될지 확실치 않다는 뜻이다.

다이슨의 라이트사이클 데스크형. 상하 좌우 회전이 가능하지만, 빛 방향 조절은 불가능하다. / 시사위크
다이슨의 라이트사이클 데스크형. 상하 좌우 회전이 가능하지만, 빛 방향 조절은 불가능하다. / 시사위크

또 다이슨은 스탠드의 상하 좌우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고 소개했지만, 빛 방향을 변경하는 건 불가능했다. 즉 스탠드에서 직각방향으로만 빛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다이슨 관계자는 행사장에서 “조명을 눈으로 보게 되면 안 좋을 수 있다. 안정성을 위해 아래로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디자인 및 색상이 한정된 사실도 구매에 장벽으로 작용한다. 다이슨 라이트사이클은 검정과 하얀 색의 타워 크레인형태 디자인으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선 ‘과학 교보재 같다’ ‘실험실’ ‘다양성이 없다’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다이슨 측은 이에 대해 “제품 외관에 대한 취향은 주관적”이라며 “형태보다 최적의 기술을 구현하다 보니 이런 디자인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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