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33% 가량 급감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임병연(박스 안) 대표이사/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예상된 부진이었지만 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까지 LG화학에 내줬다는 점에서 뼈아플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2.8% 감소한 1조9,685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 증가한 16조5,450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1조6,784억원으로 전년보다 26.5% 줄었다. 롯데케미칼 측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 불안정성으로 주요 제품 수익성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의 경우 부진이 두드러졌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18억원으로 79.5% 줄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유가 급락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위축 등 업황 부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여수와 울산공장 정기보수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감소로 3년 만에 ‘업계 1위’ 자리도 내줬다. 

경쟁업체인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3.3% 감소한 2조2,461억원을 기록했다. 이익 규모 면에서 롯데케미칼보다 2,776억원이 더 많다. LG화학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비석유화학 부문인 전지사업 부문에서 준수한 성과를 내며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LG화학의 전지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2,09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289억원)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양사 간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임병연 대표이사 체제를 맞이하며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임 대표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 롯데미래전략센터장,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등을 거친 인사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다만 아직은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엿보이지 않고 있다. 당분간은 업황 변화를 엿보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증권가에선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올해 1분기는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소멸되는데다 올레핀 사업 부문의 외형 확대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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