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엠에스가 각종 악재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녹십자엠에스 본사 전경./녹십자엠에스 홈페이지 갈무리
녹십자엠에스가 각종 악재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녹십자엠에스 본사 전경./녹십자엠에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GC녹십자엠에스(이하 녹십자엠에스)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지난해 불거진 ‘혈액백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부진까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서다. 

◇ 공정위, 혈액백 '입찰담합 의혹' 조사 착수 
 
녹십자엠에스는 진단시약 및 의료기기·혈액백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녹십자 내 진단사업 파트로 시작해 지난 2003년 12월 분사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녹십자는 이 회사의 지분 42.10%를 보유하고 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17.19%)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4.36%다.  

그런데 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부터 순탄치 못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지난해 불거진 ‘혈액백 답합 의혹’이 악재로 부각됐다. 혈액을 관리하는 적십자사가 혈액백 계약 물량을 녹십자엠에스에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국내 혈액백 시장은 사실상 독과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녹십자는 국내에서 최대 혈액백 공급 업체로 통한다. 녹십자는 수십년간 적십자사에 혈액백을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녹십자엠에스가 설립된 이후에는 관련 사업을 이어받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그간 녹십자 ‘밀어주기 의혹’이 적잖이 제기돼왔다. 

구설로만 돌던 의혹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 제기를 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신 의원은 당시 특정기업에게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적십자사가 입찰 조건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신 의원은 “입찰공고 때마다 입찰조건이 자꾸 변동해 결국에는 녹십자엠에스 등 국내기업만 낙찰됐다”며 “최근 10년간 혈액백 계약현황을 보면 녹십자엠에스가 계약 때마다 약 100억원 규모로 낙찰을 받는데, 이 또한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적십자사 감사실에서 작성한 ‘민원조사 보고서: 혈액관리본부 혈액백 구매계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는 혈액백 입찰을 준비할 때마다 △납품실적 연간 13만유니트 이상으로 제한 △국내제조시설 생산제품으로 제한 등의 요건을 신설했다. 이 때문에 다른 업체의 신규 진입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일부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도 제한됐다고 신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생산시설이 없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됐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글로벌 회사인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는 입찰에 도전했지만 품질평가에서 포도당 함량미달 이유로 탈락했다. 당시 녹십자는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를 제치고 관련 계약 물량을 따낸 바 있다. 

이후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 측은 포도당 측정 기준 적정설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논란이 가중되면서 결국 국정감사 이슈로도 이어진 것이다. 적십자는 담합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녹십자도 “적당한 절차에 따라 입찰에 참가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관련 의혹 조사에 착수하면서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혈액백 입찰 담합 의혹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 혈액백 시장을 독과점하는 녹십자엠에스와 모 중소기업의 입찰 물량 및 가격 담합 의혹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관계자는 “담합은 없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공정위 절차는 성실하게 받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 부진 이슈도 덮쳤다. 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863억원으로 전년보다 12.2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12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엠에스는 2014년 상장한 코스닥기업이다. 악재가 속출하면서 투자 심리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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