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김태오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대구은행
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김태오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사진)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대구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내홍으로 몸살을 앓았던 대구은행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호실적세를 보였지만 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2,941억원)보다 20.2% 줄어든 2,348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6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보다 16.7% 줄었다. 

대구은행 측은 “그룹 차원에서 인식되는 대규모 염가매수차익을 감안해 명예퇴직을 대폭 확대 실시했고 불안정한 경기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전입한 것이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로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철강, 금속가공, 기계, 섬유 등은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DGB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26.9% 증가한 3,835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의 부진에도 순이익이 개선된 것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발생한 염가매수차익(1,613억원)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대구은행의 실적 감소에 내부적인 혼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지배구조개편과 은행장 인선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조직 혼란으로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에 김태오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 회장의 어깨는 무겁게 됐다. 대구은행은 행장 경영공백 10개월만인 지난달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으로 맞이했다. 김 회장은 “은행장을 겸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행장에 올랐다. “적절한 후보가 없어 불가피했다”는 해명을 했지만 내부 반발을 피하진 못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취임 초기에는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실적 개선’이라는 숙제 역시 그의 어깨를 짓누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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