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부실의 여파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뉴시스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부실의 여파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에 빠지며 우려를 현실화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과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결국 이 같은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일까지 주식거래가 일시 정지됐으며, 이 기간 내에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밝힌 것은 필리핀 수빅조선소다. 2조원을 투입해 2009년 완공한 수빅조선소는 초기 조선업계 호황 속에 준수한 실적을 이어갔으나, 불황이 덮치자 급격히 고꾸라졌다. 2016년 1,820억원, 2017년 2,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가동률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결국 수빅조선소는 지난달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이에 따른 손실이 반영되면서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에 빠지게 됐다. 수빅조선소가 끝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우려했던 일이 하나 둘씩 현실로 이어진 셈이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의 기업회생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 될 예정이고,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 자본 확충에 나선 만큼 자본잠식이 곧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을 계기로 수빅조선소를 정리하면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다만, 조남호 회장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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