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제약이 저조한 실적에도 배당정책을 대폭 확대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연제약이 저조한 실적에도 배당정책을 대폭 확대해 주목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스피 상장사인 이연제약이 지난해 순이익 적자전환에도 통큰 배당을 결정했다. 그간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펼쳐온 곳 중 하나지만 실적악화에도 역대 최고 배당을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연결 순이익 적자 전환… 배당은 역대 최대 

이연제약은 CT용 조영제인 옵티레이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제약회사다.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것은 2010년 6월이다. 

이 회사는 최근 2018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3.6%, 배당금 총액은 82억원이다. 이연제약은 상장 후 매년 배당금을 집행해왔다. 이번 1주당 배당금은 전년(350원)보다 150원이 올랐다. 이는 상장 이래 최대 배당 규모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연제약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는 점이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4억원으로 전년 동기(160억원) 대비 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29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5억원을 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에 대해 이연제약은 “연구개발(R&D) 투자 증가, 인력 확충, 출자대상회사의 공정가치 변동 등의 이유로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별도기준 실적도 전년 보다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연제약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전년(160억원)보다 65.5% 줄었다. 순이익은 41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129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일정부분을 주주에게 나눠주기 위해 실시된다. 잉여금이 많거나 거둬들인 이익이 많아지면 배당금은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배당 정책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저조한 실적에도 이연제약이 배당을 확대한 것은 ‘주주친화정책’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거둔 투자수익의 일부를 주주와 나누기 위한 조치로도 알려졌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바이로메드 주식(60만6,954주)을 1,209억원에 매각해 대규모 투자 이익을 거뒀다. 앞서 이연제약은 해당 주식을 98억원에 매입했던 바 있다. 취득원가를 뺀 차익은 1,101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매각 차익은 2018년도 IFRS 회계기준 1109호에 따라 손익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이익 잉여금이 늘어나면서 배당 여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투자 성과 나눈다?… 오너일가 배당이익 54억원 잭팟  

주주 입장에서 배당 확대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배당 이익의 60% 이상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에서 뒷말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유용환 부사장의 지분(31.73%)를 포함한 이연제약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64.6%에 달한다. 유 사장은 고(故) 유성락 전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유 전 회장의 별세 2년 후인 2016년 9월 대표이사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는 어머인 장순옥 이연제약 회장과 함께 모자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배당 확대로 오너일가는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게 됐다. 지난해 9월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율 기준 오너일가에 돌아가는 배당금 총액은 54억1,684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유 부사장은 26억6,084만원의 배당 이익을 챙긴다. 장순옥 회장은 7억9,300만원의 현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고배당 정책이 ‘오너일가 배불리기’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실제로 한 투자자는 최근 포털사이트의 종목 토론 게시판에서 “41억원(별도기준 순이익)을 벌었는데, 82억원을 배당준다는게 맞는건지, 회사돈 빼서 회장 주머니 채우는건 아닌지”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에 또 다른 투자자는 “주주로써 배당을 받아서 좋기는 하지만 손실구간이 찜찜하다”는 반응을 남겼다.

물론 긍정적인 평도 상당하다. 이익잉여금으로 배당을 한 것이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올해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주주들의 반응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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