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노숙인 104명이 따뜻한 선물을 가슴에 안았다.

서울시는 노숙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노숙인복지시설을 통해 자격증 취득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 결과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198명이 지원해 126명(63.6%)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성과를 낳았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는 실질적인 노숙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하여 노숙인복지시설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으며 자활의지가 있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자격증 취득 지원프로그램을 올해 5월 초부터 시행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현황을 살펴보면 취업과 직접 연관이 있는 운전면허가 가장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 1종 보통면허를 취득한 노숙인이 81명(64.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대형면허 20명(15.8%), 2종 보통면허 13명(10.3%) 순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로우더 중장비와 지게차 기사 시험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노숙인들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취득한 자격증을 활용하여 택시기사, 택배회사, 트럭운전 등 취업에 성공하였으며, 33명은 민간기업에, 29명은 서울시 등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일자리에 취업해 자활·자립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후 사업 실패까지 겹치면서 노숙생활을 시작하게 된 한모(42세) 씨는 하루하루를 무료급식과 술에 의지하며 희망없는 삶을 살다 거리 상담을 통해 쉼터에 입소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한씨는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기에는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노숙인이였던 내가 서울숲에 전일제 근로자로 입사한 건 2009년이었는데 2010년에는 방송통신대 정보통계학과에 입학해서 지금은 서울시 학과 대표가 됐다”며 “중장비 자격증을 취득하여 서울숲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싶다. 학교를 졸업해서 기회가 된다면 정보통계 관련 직장에 취직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 소재 고시원에서 일용직을 하며 생활하던 최모(53세) 씨는 서울 영농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중 노숙인 자격증반에 지원해 1종 보통 면허를 취득해 현재 물류회사 운전직으로 일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4전 5기로 자격증 취득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볼 때면 단순한 자격증이 아닌 삶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자활의지를 갖춘 노숙인을 위해 운전면허 뿐만 아니라 ‘중장비운전’, ‘미용기능사’, ‘도배기능사’, ‘전기기사’, ‘제과제빵 기능사’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전문직업상담사가 상담을 통해 개인의 경력, 역량 및 향후 자립계획 등을 고려하여 취득 자격증에 관하여 조언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한때 사회와 단절된 노숙인이 다시 사회에 나가서 취업하는데 어려움을 덜고, 자활의욕을 북돋아 주기 위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취업 지원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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