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6 11:02
[신공항의 정치학] PK 잡으면 민주당 장기집권
[신공항의 정치학] PK 잡으면 민주당 장기집권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9.02.1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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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주차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전국과 부울경이 같은 수준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부울경 지지율이 전국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데이터=한국갤럽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주차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전국과 부울경이 같은 수준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부울경 지지율이 전국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데이터=한국갤럽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부산·경남·울산에 화끈한 ‘예산 폭탄’을 예고했다.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를 확정했고,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을 세종과 함께 스마트 시티 시범도시로 지정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경남 창원에서 열고 주요 사업들에 대한 차질없는 진행을 약속했다. 이해찬 대표는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숙원 사업인데 정부에서 예타 면제를 통해 드디어 사업 시행단계가 시작됐다”며 “조기 착공하도록 당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 숙원사업 예타면제 등 SOC 예산폭탄

투입되는 예산규모는 큰 줄기만 따져도 7조원에 이른다. 예타 면제를 받아 빠른 착공이 예상되는 남부내륙철도 4조7,000억원, 울산 외곽순환도로 1조원,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 확장 8,000억원, 부산 에코델타시티 2조2,000억원(공공부문 1조4,500억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업에 들어가면 소요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확정한 부울경 주요 사업
문재인 정부가 최근 확정한 부울경 주요 사업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신공항 재검토’ 카드까지 꺼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의 언급만으로도 파장은 컸다.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두고 TK와 PK의 지역갈등이 첨예했던 사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약했으나 미뤄지다가,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가서야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어중간한 결말이 났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이 공약하면서 재점화됐다. 지역에서는 “TK 눈치를 보는 보수정부에서는 어렵지만 진보정부에서는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부에 곱지 않은 부산민심을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부·울·경 지역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10월 2주차 65%에서 지난주 4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28%에서 54%로 2배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는 대구경북(51%) 보다도 더 높은 수치였다. 조선해운업 불황과 김경수 지사의 구속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민주당 동진에 속수무책 한국당

부산 에코델타시티 발표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부산 에코델타시티 발표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여권은 ‘정치공학적’ 결정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부울경 지역이 민주당의 오랜 전략지역임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 민주당은 호남지역 지지를 기반으로 부·울·경에서 보수진영의 표를 빼앗아 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 아래, 동진정책을 펼쳤었다. 영남출신 노무현 후보를 내세워 당선시켰던 게 대표적 사례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부산에서 5곳에서 승리하며 원내 1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대선후보시절 부·울·경을 특별히 챙겼다. 첫 주말유세를 울산, 창원, 부산 순으로 진행했으며, 총 4만 지지층을 운집하는 등 기선제압에 성공했었다. 두 번째 부산 유세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위원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교수와 함께 “지역주의 극복”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 결과 문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에서 득표율 1위, 경남지역 1% 이내 2위를 차지하는 등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은 “총선용 쇼”라며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하지만 부·울·경이 한국당 지역기반이라는 점에서 강경대응은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윤재옥 후보는 토론회에서 “(신공항 관련) 한국당 내에서 지역 간 이해가 충돌해 정쟁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 분열을 우려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의 2월 2주차 여론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이 최종 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전체응답률은 17%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