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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괴’ 강기봉 발레오전장 대표, 항소심 형평성 논란
‘노조 파괴’ 강기봉 발레오전장 대표, 항소심 형평성 논란
  • 조나리 기자
  • 승인 2019.02.18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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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북본부 등이 15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강기봉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즈 사장의 항소심 기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경북본부 등이 15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강기봉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즈 사장의 항소심 기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노조파괴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강기봉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옛 발레오만도·이하 발레오전장) 대표이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도 구속은 면했다. 반면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유성기업 대표와 창조컨설팅 대표 등은 구속 및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발레오만도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피해 사건으로 거론되고 있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실형 선고하면서 구속 면한 법원... “매우 이례적”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5형사부(판사 김경대)는 지난 15일 열린 강기봉 대표의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도 피고인 방어권 보장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이하 노조)는 항소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공범인 창조컨실팅과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유성기업 대표도 모두 구속시켰음에도 발레오만도 사건은 예외로 하고 있다”면서 “판사가 판결한 것인지 김앤장(피고 측 대리인)이 판결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노조 측 대리인 김태욱 변호사도 이날 “실형을 유지하면서 법정구속이 안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면서 “재판 과정에서 강 대표가 끊임없이 증거인멸과 위증을 시도했는데, 어떤 이유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레오만도지회와 사측의 법정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2월 19일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는 기업 노조 전환 무효 소송 사건에서 최종 패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해당 사건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되면서 사건은 다시 관심을 받았다. 당시 행정처 문서에는 발레오만도 사건을 박근혜정부와 ‘협력사례’로 언급했다. 특히 문서 작성 시기가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전이라 파문이 상당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강 대표는 재판을 받는 기간에도 노조원들에게 지속해서 협박 문자를 보내며 노조와해를 유도했다”면서 “강 대표가 구속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연재 (가운데) 발레오만도지회 비대위원이 2016년 2월 19일 오후 서울 대법원 법정 밖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기업노조로 전환한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장과 조합원 등 4명이 발레오전장노조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뉴시스
정연재 (가운데) 발레오만도지회 비대위원이 2016년 2월 19일 오후 서울 대법원 법정 밖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기업노조로 전환한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장과 조합원 등 4명이 발레오전장노조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뉴시스

◇ 발레오만도 ‘노조파괴’ 사건은?

발레오만도는 2010년 갑작스러운 직장폐쇄를 통보하고, 사전에 준비한 용역을 동원, 금속노조 무력화 작업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금속노조 무력화 후 친기업 노조를 설립하고 이후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징계 및 해고한 혐의도 받는다.

노조는 사측이 위장 직장폐쇄를 사전에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노조 투쟁의 발단이 됐던 경비업무 외주화 발생 후 2주 만에 직장폐쇄를 단행, 그 사이 수백여명의 용역을 집합시켜 놓은 것도 이 같은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경주지역 용역업체들은 이미 한달 전인 1월 중순부터 모집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직장폐쇄가 있기 한 달 전 사측은 직원들의 주소와 전화번호, 가족 등 인적사항을 새롭게 작성했다. 이후 직장폐쇄 통보문자와 가정통신문을 수차례 보내며 반발하는 노동자와 가족들을 압박한 사실이 재판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사측은 또 금속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일부 조합원들을 순차적으로 공장에 복귀시킨 뒤 금속노조 탈퇴 등을 종용했다.

복귀 후 1~2주간은 공장에서 숙식하며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주입하는 교육도 진행했다. 이후에도 곧바로 기존 업무에 투입되지 못했다. 풀뽑기와 나무 자르기, 화장실 청소 등의 일을 하며 지속적으로 고용불안을 조장했다는 설명이다. 98일간 이어진 직장폐쇄 기간 동안 이미 금속노조는 무력화됐고, 108명의 미복귀자들이 자택대기 발령 등을 감수해야 했다.

사측은 기업 노조 설립을 주도한 의혹도 받고 있다. 노조가 지난해 재판부에 제출한 호소문에는 강기봉 대표가 기업노조 설립증을 수령한 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기업노조 첫 총회가 가결된 날에는 전체 직원들을 모아 삽겹살 파티를 진행하기도 했다. 2차 총회 후에는 강 대표 이름으로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는 문자메시지가 전체 직원에게 전송됐다.

이후 108명의 미복귀조합원들 중 28명은 해고 및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당했고, 25명은 2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무급휴직을 해야했다.

노조는 “강 대표는 지금도 금속노조 조합원에 대한 억압과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국내 최대 로펌을 앞세우며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술수를 쓰고 있지만 강 대표가 구속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