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롯데백화점 지점에서 판매된 '평창 롱패딩'을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지난해 한 롯데백화점 지점에서 판매된 '평창 롱패딩'을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패션업계가 차갑게 식어버린 롱패딩 열풍에 울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이번 겨울 패딩 판매량은 75% 수준에 그치고 있다. 패션업계가 올해 SS시즌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장 중 1장이 재고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95%에 달했던 판매량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수치다.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률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겨울철 성수기를 책임져 온 패딩 판매가 부진한 탓이다. 또 2017년 인기에 힘입어 롱패딩 관련 방송을 늘린 홈쇼핑업계도 예전만 못한 매출 신장률에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롱패딩의 인기가 식어버린 요인으로는 우선 날씨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주요 13개 도시 한파일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13일까지 서울의 한파일수는 단 하루에 그쳤다. 지난 영하 14.4도를 기록했던 12월 14일 하루 뿐 이다. 반면 2017년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서울의 한파 일수는 12일이었다.

평창올림픽과 같은 이벤트가 없었다는 점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롯데에서 특별히 제작한 ‘평창 롱패딩’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영향을 받아 평창올림픽 공식 스폰서가 아닌 업체들이 생산한 롱패딩도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렇다 할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지 않으면서 롱패딩 이슈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또 업계는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는 말도 나온다. 국내에서 롱패딩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지 4~5년 정도 지났기 때문에 과거처럼 수요가 늘어나기 힘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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