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협력사 신영프레시젼 집단해고 사태 및 ‘먹튀 청산’ 의혹에 대해 신청석 회장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신영프레시젼 홈페이지 캡처
LG협력사 신영프레시젼 집단해고 사태 및 ‘먹튀 청산’ 의혹에 대해 신청석 회장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신영프레시젼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LG협력사 신영프레시젼 집단해고 사태 및 ‘먹튀 청산’ 의혹을 향한 눈초리가 신창석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해 7월 경영상 이유로 77명의 여성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한 신영프레시젼은 부당해고라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결이 나오자 회사 청산 계획을 발표했다. 정리해고도, 청산 발표도 노동자들에게는 모두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이곳 노동자들은 모든 사태의 원인과 책임이 신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 “회사, 10년 연속 흑자 동안 골프장 투자해”

(주)신영프레시젼은 핸드폰 부품을 조립하고, 핸드폰 케이스를 납품하는 업체다. 서울디지털단지에 5개의 공장을 거느린 알짜기업이다. 2017년까지 20년 가까이 LG전자의 1차 벤더로 제품을 납품해온 신영프레시젼은 10년간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6일 돌연 77명의 여성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이유는 경영상 어려움.

신영프레시젼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1,400억원에 이르며 최대 500명까지 노동자들을 고용했던 회사다. 같은 기간 회장 일가에 배당한 금액은 무려 750억원이다.

2017년 20년 만에 처음으로 당기 순손실을 냈지만, 부채비율이나 차입금 의존도는 제조업계의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등 재무적으로도 탄탄했다. 노조는 신영프레시젼이 이익잉여금만 750억이 넘는 만큼 청산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현재까지도 청산 계획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곳 노동자들이 사측의 청산 계획 철회를 주장하는 이유는 비단 회장 일가로 흘러간 막대한 배당금 때문만은 아니다. 신영프레시젼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인 2012년부터 신영종합개발이라는 골프장개발 회사에 총 470억원을 투자했다는 것. 해당 투자는 회사가 처음 당기 순손실을 낸 2017년까지 이어졌다.

노조는 이에 대해 신영프레시젼의 수익금 대부분을 회장 일가가 골프장에 쏟아 부었다고 비난의 목소리르 높이고 있다. 제품 개발 및 신기술 도입에 민감해야 할 전자산업체가 기술개발이 아닌 골프장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는 지적이다.

◇ “하청·중년·여성이라고 해고 괜찮은 것 아냐”

지난해 12월 부당해고 판결이 나온 후 가까스로 회사로 복직했던 해고 노동자들은 공장 복귀 3시간 뒤 사측으로부터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리고 사측은 지난 1월 31일 여성 생산직 노동자 45명에게 “주주총회 결의로 해산을 결정하고 청산 등기를 완료”했다며 해고를 통지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10여년간 매년 수십억 이상 흑자를 내던 회사가 단 1년 적자가 났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면서 “이는 회장이 골프장에 수백억을 투자하면서도 회사에는 고작 30억만 투자하면서 발생한 ‘오너 리스크’다. 그 피해는 10년, 20년간 핸드폰을 조립하고 검사해왔던 노동자들이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영프레시젼은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여성친화·가족친화 인증 등을 받으며 온갖 혜택을 받았다”면서 “그럼에도 하루 아침에 여성 노동자들을 대거 해고하고, 복직 후에도 느닷업이 청산 계획을 발표하며 뒤통수를 쳤다”고 비난했다.

신영프레시젼은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받은 표창장들. (왼쪽부터)2016년 12월 5일 신창석 회장의 황교안 국무총리 표창, 2014년 12월 19일 신영프레시젼의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2014년 2월 26일 신영프레시젼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 /신영프레시젼 홈페이지
신영프레시젼은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부터 받은 표창장들. (왼쪽부터)2016년 12월 5일 신창석 회장의 황교안 국무총리 표창, 2014년 12월 19일 신영프레시젼의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2014년 2월 26일 신영프레시젼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 /신영프레시젼 홈페이지

실제로 신영프레시젼은 2014년 12월 19일 당시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으로부터 일가정 양립,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을 이유로 표창을 받았다. 앞서 그해 2월에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인재 육성 등을 이유로 또 여성가족부 장관의 상을 받았다. 당시 장관은 조윤선 전 장관이다.

신창석 회장 개인도 표창을 받은 바 있다. 2016년 12월 5일 신 회장은 자원봉사 활동에 기여한 것을 이유로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신영프레시젼의 최근 행태가 과거 숱하게 받았던 장관 표창 내용과는 정반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는 “최저임금을 받고, 하청에 재하청인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중년이고, 여성이라 해서 해고가 괜찮을 수는 없다. 이렇게 조용히, 관심도 없이 쫓겨날 수는 없다”면서 “평생을 자사 공장에서 일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청산을 들먹이며 협박하는 회사를 그대로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