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동양생명
동양생명이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동양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동양생명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2% 감소했다. 매출액(수입보험료)는 5조7,869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18.9% 줄었다. 영업이익은 7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6% 감소했다. 동양생명은 “일시납보험 감소에 의해 보험료 수익이 줄고, 투자손익이 감소했다”며 실적 부진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4분기 부진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4분기 동양생명은 1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환헤지 비용 부담과 연말 주식자산 손실 등 투자실적 부진이 수익 저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연말 변액보증옵션 적립 50억원과 일회성 유암종 지급 17억원 등이 추가 반영된 것도 실적 악화 배경으로 거론됐다.  

윤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환헤지 비용 부담 확대로 동양생명의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72.2% 감소했다"며 “동양생명은 해외자산 비중이 20%를 초과해서 스왑 비율(rate) 변동에 따른 투자이익률 변동성이 큰 상황인데 2~3년 전 프리미엄을 기대하던 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실적 부진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외부 여건 악화로 그리 밝지는 않은 모양새다. 윤 연구원은 “신계약 성장이 어려운 생보업계, 시중금리 횡보에 따른 이차익 부진, 환헤지 비용 부담 등 동양생명의 외부 여건이 호의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동양생명은 최근 3년간 각종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에는 육류담보대출사기에 휘말려 실적 쇼크에 빠졌다. 이듬해 실적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다시 고꾸라진 모습이다. 

여기에 매각 우려까지 지속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되며 외국계 생보사가 된 곳이다. 안방그룹은 2017년 유상증자를 통해 동양생명에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2017년 6월 안방그룹 창업주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경제 범죄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현재 안방그룹의 경영권은 사실상 중국 정부로 넘어간 상태다.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이하 보감회)는 지난해부터 안방그룹에 대한 한시적 위탁경영에 돌입했다. 현재 보감회는 안방그룹이 사들인 해외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자회사로는 동양생명도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주주의 자금 지원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여기에 실적 악화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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