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3세 경영인 이태성 대표가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앞두고 있다.
세아그룹 3세 경영인 이태성 대표가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앞두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앞두고 있는 세아그룹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가 만만치 않은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좋지 않은 시장 상황과 쏟아지는 우려의 시선을 넘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아베스틸은 오는 3월 15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태성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철희 전무(영업부문장)와 박준두 상무(생산본부장)를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과 윤기수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사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순형 회장이 세아베스틸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이태성 대표의 홀로서기가 본격 시작됨을 의미한다.

세아그룹은 오너일가 2세의 ‘형제경영’에 이어 3세의 ‘사촌경영’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2세의 한 축이었던 고(故) 이운형 전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어떠한 분란도 없이 3세 경영의 기반을 만들어나가며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고 이운형 전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대표가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을 이끌고, 이순형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세아제강을 이끄는 구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태성·이주성 두 사촌형제는 꾸준히 지분 교통정리를 해왔으며, 나란히 승진을 이어가다 지난해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물론 이순형 회장은 세아홀딩스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당분간 그룹 전반을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두 사촌형제가 각자의 영역을 나눠 경영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며, 이순형 회장이 세아베스틸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이처럼 홀로서기를 본격 시작하게 된 이태성 대표지만,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세아베스틸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2,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70%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48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81%나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4분기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상태다. 세아베스틸만의 실적을 의미하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9%나 감소했다.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심지어 적자전환한 것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세아베스틸은 제품 가격 상승과 수출 확대로 매출액을 늘렸으나,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 구조상 이태성 대표의 영역에 해당하고, 그가 사내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던 세아특수강 역시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감소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8%, 53.3% 감소했다. 세아특수강은 이 같은 실적의 원인을 “판매량 감소 및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적자 탈출 및 수익성 개선이 당면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에서는 현대제철이 특수강사업을 확대하며 부담을 안겨주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미국발 변수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의 개인회사인 HPP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태성 대표의 행보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자칫 본업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해 이태성 대표는 앞서 대규모 상속세를 납부한 뒤 철강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물론 유연한 변신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여곡절을 딛고 세아그룹 3세 경영의 한 축을 맡게 된 이태성 대표가 위기탈출에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리더십을 확보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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