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상태에 놓여있는 삼광글라스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 삼광글라스
관리종목 상태에 놓여있는 삼광글라스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 삼광글라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밀폐용기업체 삼광글라스의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투자주의를 요구하는 관리종목 상태에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 더 깊은 적자 수렁에 빠진 삼광

지난 2018년은 삼광글라스에게 있어 최악의 한 해로 남게 됐다. 연초부터 감사의견 ‘한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자본시장에 일대 혼란을 야기하더니 사상 최저 실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달 초 삼광글라스가 밝힌 지난해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실적은 마이너스 275억원. 2017년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긴 삼광글라스는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당시 “재고관련 비용증가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 때문”이라며 일회적 부진임을 강조한 삼광글라스는 1년 후 더욱 악화된 성적표를 내놓았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남겼는데 삼광글라스가 해당 항목에서 적자를 본 건 1998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논산1공장 용해로 보수에 따른 고정비부담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광글라스가 언제쯤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실적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핵심 사업군(캔‧유리사업)이 제 역할을 해야 하지만 밀폐용기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생활용품 숍 등에 공급되는 중소기업 제품과 중국산 저가 제품의 겹공세에 시달리며 브랜드 업체들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

실제 업계 1위 락앤락도 지난해 영업익(365억)이 전년 대비 29% 감소하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 삼광글라스에 새바람을 불러 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CEO가 돌연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뒷말을 낳고 있다. LG생활건강 법인장을 역임한 이정희 대표와 이복영 회장 공동대표 체제는 1년도 안 돼 막을 내렸다. 최근 이 대표가 ‘일신상 사유’로 갑작스레 사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 회사가 감사의견 한정 판정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CEO로 승진했다.

사측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 가동으로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대표이사직만 내려놓은 것일 뿐, 기존 사장 직책에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마케팅, 공장 관련 등의 업무를 이어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실적 책임에 따른 사실상의 좌천이라는 시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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