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재료 구매대행(GPO) 업체 ‘케어캠프’ 직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두 달을 넘어서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조선혜 케어캠프(겸 지오영) 회장.
병원 진료재료 구매대행(GPO) 업체 ‘케어캠프’ 직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두 달을 넘어서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조선혜 지오영 회장(케어캠프 대표).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병원 진료재료 구매대행(GPO) 업체 ‘케어캠프’ 직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두 달을 넘어서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케어캠프 일부 직원들에 대해 ‘영업기밀유출’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경쟁업체로부터 영업기밀을 빼내 케어캠프의 영업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라 업계에 파장을 불어올 것은 물론, 조선혜 대표(‘지오영’ 회장)의 성공신화에도 적잖은 생채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20일, 케어캠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되면서 불거졌다. 이날 서울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케어캠프 사무실을 방문해 일부 직원들의 컴퓨터와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해당 부서는 기업 기밀을 빼내 해외로 유출한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부서다.

앞서 동종업체인 A사는 케어캠프 직원 3명을 업무상 배임과 영업비밀유출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사에 몸담았던 직원들로, 모두 케어캠프로 이직했다.

A사는 지난해 가을께 있었던 모 대학병원 구매대행 입찰에 이들이 자사 영업비밀을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사는 입찰 직전까지 해당 대학병원의 구매대행을 맡았다.

경찰은 지난해 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사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조선혜 대표의 입장도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그간 쌓아왔던 명성과 대외신인도에 생채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선혜 대표는 업계에서 ‘성공신화’로 불리는 인물이다. 2002년 창립한 의약품·의료용품 유통업체 ‘지오영’을 11년만인 2013년 매출 1조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워내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지오영은 2017년 연결기준 2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조 대표는 현재 지오영의 회장을 맡고 있다. 

2014년에는 삼성물산 계열사이던 케어캠프를 인수한 뒤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지오영 계열사로 편입된 케어캠프는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 수주를 따내며 급성장했다. 조선혜 대표는 매출 2,700억원 수준이던 케어캠프를 인수 3년만에 매출 4,232억원(2017년 기준)으로 올리면서 업계 1위 자리를 꿰차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케어캠프는 현재 지오영이 77.13%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선혜 지오영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업계에선 케어캠프가 단기간에 수직상승하며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비결로 경쟁사 직원을 대거 영입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조선혜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현재 A사와 케어캠프 측은 이번 사안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자사의 영업정보를 입찰에 활용했다는 A사의 주장에 대해, 케어캠프 측은 해당 직원들의 영입 시점과 입찰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 역시 양쪽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수사 상황에 대해서도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과연 공교로운 상황에 대한 A사의 억측일지, 아니면 케어캠프 급성장의 불편한 진실일지 조만간 드러날 경찰 수사 결과에 업계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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