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관 투명성 제고라는 숙제를 받아들고 있다./뉴시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관 투명성 제고라는 숙제를 놓고 고심에 빠질 전망이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최근 부패방지 평가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가운데 채용비리 사례까지 적발돼서다. 취임 후 조직쇄신에 의지를 보였지만 좀처럼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동걸 회장은 2017년 9월 산업은행 수장에 올랐다. 이 달로 취임한지 1년6개월가량 흘렀다. 그간 이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 작업을 숨 가쁘게 진행해왔다. STX조선과 한국GM, 금호타이어 등 굵직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고, 각종 잡음 속에서도 비교적 뚝심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다만 산업은행의 기관 투명성 제고 면에선 의문을 사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공개한 ‘2018년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4등급을 받았다. 이는 2017년 평가 등급보다 두 단계 하락한 수치다. 산업은행의 부패방지 노력이 전년보다 더 미진했다는 평가가 나온 셈이다.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공공기관의 자발적인 반부패 노력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됐다. 권익위는 2002년부터 매년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반부패 계획과 실행, 취약 분야 개선, 처벌 및 관리 강화, 교육 강화, 청렴도 측정, 부패사건 현황 등을 평가해 등급을 공개하고 있다. 평가등급은 1~5등급으로 나뉜다. 산업은행은 최하등급인 5등급을 면했다. 하지만 주요 금융공기업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아 자존심을 구겼다. 

여기에 최근에는 채용 비리 사례까지 적발됐다. 정부가 20일 발표한 ‘채용비리’ 적발 공공기관에 산업은행도 포함돼 있었다. 정부는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 등 1,205곳을 전수조사해 182건의 채용 비리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도 채용 부적정 사례가 적발돼 징계요구를 받았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의 맏형 격인 곳이다. 맡고 있는 책무가 무거운 만큼 기관의 투명성 제고는 중요한 과제다. 이 회장이 미진한 평가를 딛고 올해는 쇄신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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