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일주일 만에 2차 합숙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 19일 1차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은 단순히 임금협상에 대한 이견 때문에 벌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동주 대표이사의 무능경영과 책임회피, 노조무시를 분쇄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또 김 대표의 퇴진이나 임단협 체결 둘 중 하나를 이행하라는 입장이다.

◇ 노조 “무책임 경영 사과 및 사퇴 촉구 투쟁”

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이하 MG손보 노조)가 사측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2차 합숙파업에 돌입한다. 조합원 500여명 중 필수인원을 제외한 380명이 경기 일산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이번주까지 파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사측과 여러 차례 협의하려 노력했고, 지속적으로 대화의 의지를 피력했지만 무조건 일방적인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면서 “부득이하게 2차 합숙파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MG손보 노조는 1차 합숙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MG손해보험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인상률을 놓고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파업 또한 임단협 파행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최근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MG손해보험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전달되고 있다”면서 “파업은 노사 간 단체교섭에서의 이견 때문이 아니다. 사측의 3대 적폐(무능경영, 책임회피, 노조무시)를 분쇄하기 위한 총력투쟁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동주 대표는 MG손해보험 출범 후 마케팅 전문가라는 미명 하에 보험상품을 제조업의 상품 만들 듯 매출만 초점을 맞춰 손해율을 악화시켰다”면서 “손해율 악화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보험금 지급을 지연시키기 위해 소송을 남발해 당국의 경고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김 대표는 자신이 만든 손해율 증가로 최근 2년 연속 흑자폭이 감소했음에도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해왔다”면서 “그럼에도 ‘증자는 경영진의 몫이 아니다’라며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노조는 김 대표와 일부 임직원들이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어 “경영진의 적폐청산을 줄곧 주장해왔지만, 몇 % 인상된 임금을 받으려고 파업을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회사가 위기인데 파업이 왠 말이냐’는 논법은 주객이 전도된 표현이다.  MG손해보험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는 이유는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MG손해보험지부 조합원들이 사전에 요청했던 김동주 대표이사와의 사장실 면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MG손해보험지부
지난 1월 MG손해보험지부 조합원들이 사전에 요청했던 김동주 대표이사와의 사장실 면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MG손해보험지부

◇ MG손보 “김동주 대표, 취임 후 흑자 약속 지켜”

반면 MG손해보험 측은 이번 파업이 다소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그간 계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던 MG손보는 2017년 흑자로 전환한 후 2018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노조 측이 지난해 임금 10% 인상을 요구한 뒤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지금의 사태까지 이르렀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사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적자가 이어질 때도 매년 임금인상이 있었다. 지난해에도 같은 수준의 안을 제시했지만 협상이 되지 않았다”면서 “아무리 흑자로 돌아섰다고 해도 지금도 힘을 합쳐야 할 때에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동주 대표이사에 대한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 대표이사가 2016년 취임사에서 회사를 흑자로 돌리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2017년부터 흑자로 전환됐다”면서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없다.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아직까지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상황은 아니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그간 노노 갈등을 부추긴 것과 관련한 사측의 엄중한 조치, 손해율 증가에 따른 김동주 대표의 사과, 임단협 타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이를 거부할 시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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